이종범(전 KIA)이 2002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고의성 논란을 빚은 ‘장나라 시구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종범은 23일 밤에 방송될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에 출연해 당시 가수 겸 배우 장나라가 던진 공을 받아친 것에 대해 해명했다.

이종범은 2002년 7월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자로 초대된 장나라의 공을 예상을 깨고 세게 받아쳤다.

타구는 장나라의 얼굴 왼쪽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시구를 받아치는 것도 이례적이었거니와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뻔 했기에 이종범의 ‘타격’이 논란이 됐었다.

이종범은 방송에서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올스타전이라 깜짝 이벤트로 시구를 살짝 치려고 했으나 원래 공을 보내려고 생각했던 곳에 카메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앞쪽으로 공을 민 것이 장나라가 있는 방향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장나라 아버님께 따로 연락을 드려 사과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 이후로는 시구는 절대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전의 일에 대한 이종범의 변명은 좀 구차하다. 세월이 지난 만큼 오히려 더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

이종범의 타격은 어떤 해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깜짝 이벤트’를 하려고 했다는 주장 역시 군색하다.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은 그런 상황이 아니었음을 다 알고 있다.

올스타전이라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굳이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이종범의 예상밖 ‘타격’을 가십 정도로 다뤘을 뿐이다.

그날 장나라는 첫 시구를 엉뚱하게 던지는 바람에 한번 더 공을 던졌다. 장나라는 두번째 공을 타자와 불과 5~6미터의 가까운 거리에서 던졌고, 이종범은 풀스윙에 가깝게 휘둘렀다. 타구는 빠르게 직선으로 날아갔다.

신경질적으로 공을 세게 받아친 이종범은 그 순간 미안한 표정이나 몸짓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식전행사가 길게 늘어지며 올스타전이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시작돼 선수들이 좀 짜증이 났던 상황이었다. 타석에서 시구를 기다리던 이종범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시구는 헛스윙한다’는 관례를 깨고 이종범이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공을 친 것은 올스타전을 기념한 깜짝 이벤트로 봐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날 현장을 취재했었기에 10년전을 회상한 이종범의 말이 더 아쉽다.

제이 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