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은 16일 충주 지현동 수퍼마켓에서 발생한 주폭(酒暴) 보복폭행 사건(본지 16일자 A10면)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당 부서에 지시했다. 충북경찰청은 "해당 지구대에서 적절히 대응했는지 진상조사를 벌여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어떤 조치를 하든 이미 발생한 피해를 되돌릴 길은 없다. 충주시 지현동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3일 가게에서 난동을 부리는 주폭(酒暴)을 경찰이 연행했다가 풀어주는 바람에 보복폭행을 당해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주폭이 휘두르는 깨진 소주병에 자칫 목숨까지 위험할 뻔했다. 함께 있던 A씨의 남동생도 부상당했다.
이번 수퍼마켓 주폭의 보복폭행 사건은 우리 경찰이 음주폭력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경찰이 이 주폭을 지구대로 데려가 엄벌에 처했다면 최소한 수퍼마켓 가족은 '술에 취해 야수가 된 자'의 보복 폭행만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식이니 음주폭력 피해자들이 경찰을 찾지 않는다. 신고하면 주폭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봉변에 처하니 아예 신고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공연히 일을 더 크게 만들지 말자. 오늘은 그놈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텐데…"하고 기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주폭 시리즈가 시작되면서 본지 사회부에는 주폭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사연과 호소가 전화와 이메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인터넷에도 주폭관련 피해를 당했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그중 자영업을 하는 독자 B씨는 인터넷에 3년에 걸쳐 주폭에게 당한 피해에 대해 털어놓았다. B씨는 가게에서 난동을 부리는 주폭에게 쫓겨서 윗도리가 벗겨진 채 맨발로 도망쳐 집에 가서 신고한 일도 있다고 한다. B씨는 "손님들도 가게에 들어오지 못하고, 건물 관리하는 분도 몸 사리느라 피해 있고, 그 막막함과 절망감이 어떤 건지 아느냐"고 했다.
주폭은 범죄자다. 술에 취했건, 취하지 않았건 폭력을 휘둘렀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술에 취했다면 상습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도 경찰부터가 음주 폭력을 '술 취해서 벌인 잘못'이라며 가볍게 넘어가는 분위기가 있다. 주폭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부터 달라져야 우리 사회에서 주폭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