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총선을 앞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유로존에서 단 한 개 국가라도 이탈하게 되면 유럽 내 전체 은행의 자산이 60% 가까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위기에 처해있는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중 어느 한 나라라도 유로존을 떠나게 되면 유럽 대형은행들은 자산 중 최대 58%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이는 3700억유로(약 542조원) 규모"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유로존 내 재정위기가 계속 이어질 경우, 이탈하는 국가가 생기지 않아도 유로존 내 은행자금이 1조3000억유로(약 1900조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크레디트스위스는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는 충분히 통제 가능한 문제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유럽 은행들에 최대 4700억유로(약 689조원)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악의 상황'을 그리스가 유로존을 포기하고, 유럽 내 키프로스 등 약소국들이 뒤따라 이탈하며 각국 은행들이 규모를 줄이기 위해 자산매각에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크레디트스위스는 그리스가 탈퇴할 경우, 프랑스 은행들과 유럽에 투자한 대형 투자은행들이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즈와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각각 37억유로(약 5조4200억원)와 260억유로(약 38조원) 상당의 손실이 예상됐다.
다만 크레디트스위스는 "그리스가 실제로 유로존을 이탈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면서도 "재정위기가 지속할 경우, 여신경색으로 인해 개인과 기업의 자금조달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전문가를 인용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유로존 전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지만, 그리스가 드라크마화로 회귀하게 되면 유럽 금융권에 간접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킬 것" 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하지 않도록 조처를 하겠다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강력한 결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