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가 14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리그 15라운드 경기를 무(無) 관중 경기로 치른다. 이날 경기장에는 양팀 관계자와 경기 진행 요원, 취재진만 입장한다. 홈팀인 인천은 인터넷 티켓 판매를 중단했다. 경기 당일엔 본부석과 미디어 출입구를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폐쇄한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무관중 경기가 벌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팀의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열리는 이유는 인천이 지난 3월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팬들 간의 폭력사건으로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가 인천의 2대1 승리로 끝나자 대전 팬 두 명이 경기장으로 난입해 인천의 마스코트 '유티'를 폭행했다. 여기에 인천 팬들이 맞대응하면서 패싸움이 벌어졌다.

프로축구연맹은 경기장 안전 관리에 미흡했다는 이유로 인천에 '무관중 경기' 징계를 내렸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이런 경우에 벌금 처벌만을 내릴 수 있지만 해외 프로축구에서 경기장 폭력 사태에 대한 징계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게 하는 걸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난 2007년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카타니아와 팔레르모와의 경기 후 벌어진 팬들 간의 폭력 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이 사망하자 무기한(無期限) 무관중 경기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지난해 9월 터키 페네르바체의 홈구장에선 여성과 12세 이하 어린이만 입장한 채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페네르바체와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친선 경기 도중 홈팬이 그라운드에 난입한 일에 대한 징계였다.

인천은 팬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시내 곳곳에 무관중 경기 사실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구단 홈페이지에도 공지 글을 올렸다. 하지만 열성팬들은 경기장 밖에 스크린을 설치해 TV 중계로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천은 이들에게 "안전상의 문제가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일부 팬들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하거나 물병을 투척하는 등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비 인력도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