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에서 4번째로 구제금융을 받게 된 스페인 언론과 국민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스페인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금융권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 구제금융 무용지물이란 의견도… 부인 거듭한 정부에 불만 폭발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는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의 대처가 미숙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며 "정부는 구제금융안 승인 발표를 불과 몇 시간 남겨둔 상황에서도 '그런 일은 없다'며 부인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일간지인 엘 파이스도 "라호이 정부가 외부 도움은 필요 없다고 거듭 말해왔음에도 스페인은 결국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며 정부의 안이한 태도를 비판했다.
구제금융이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인터머니의 호세 카를로스 디에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스페인 경제는 투자 부적격(정크등급) 등급 채권에 파묻혀 지낼 것"이라며 "결국 금융권 부실에 대한 책임은 시민이 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시민은 AP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게 된 것은 분명히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외부 지원을 받을 경우, 지금보다 더 큰 긴축재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축구 보러 간 라호이 총리… 우간다 무시 발언도 논란
구제금융에 대한 라호이 총리의 태도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있을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유로2012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폴란드를 방문한다는 이유로, 9일 구제금융안 수용 발표를 루이스 데 귄도스 재무장관에게 떠넘겼다.
엘 문도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귄도스 재무장관에게 구제금융 협상 전 고자세를 취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앞둔 귄도스 장관에게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네 번째 경제 대국이라 아프리카의 우간다 같은 나라가 아니다"라며 "버텨라"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이 스페인을 내버려두지는 못할 테니, 저자세를 취하지 말라는 것.
라호이 총리는 다음날 공식기자 회견에서는 "현 정권이 5개월간 노력한 덕분에 은행권만 구제금융을 받는데 그쳤다"며 "오히려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해 스페인 금융시장이 더욱 신뢰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화자찬해 국민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