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0일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으로 야당이 고발한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아들 시형(34)씨 등 7명 전원이 무혐의라며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을 전부 받아들인 듯한 수사 결과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의혹의 핵심 인물이던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는 서면 조사 1차례만 받아 수사 과정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면죄부 수사' '청와대 눈치를 본 짜맞추기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특검 도입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의혹① 시형씨는 왜 싸게 사고, 청와대는 왜 비싸게 샀나
이 사건 핵심 의혹은 시형씨가 왜 사저 터 매입에 꼈느냐는 것이다. 법적으로 시형씨는 낄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게다가 시형씨는 한 사람(한정식집 주인) 소유인 땅 3필지를 청와대 경호처와 나눠서 사면서 경호처보다 훨씬 싸게 샀다.
땅을 공동으로 살 때는 소유지분에 따라 땅값도 공평하게 나눠 내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도 시형씨는 싸게, 경호처는 비싸게 산 것이다.
검찰도 "시형씨가 6억900만원가량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돈 계산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경호처는 국가예산으로 땅을 샀다. 결과적으로 시형씨가 이득을 본만큼 국가 예산이 더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배임(경호처가 비싸게 땅을 산 것)의 고의성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용도변경에 따른 지가 상승요인과 주변 시세 등 '그 나름의 기준'으로 (시형씨와 경호처의) 매매 금액을 배분했다"는 청와대 해명대로의 수사결과를 내놨다. 그런데 왜 시형씨에게만 이런 특별한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검찰은 대신 이런 기준을 적용한 경호처 재무관 김모씨를 감사원에 통보했다. 검찰이 할 일을 감사원에 떠넘기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의혹② 차명(借名)으로 샀는데 실명제 위반 아니다?
이시형씨가 이 대통령 대신 땅을 사면서, 부동산실명제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일각에선 땅과 사저를 이 대통령 부부가 시형씨에게 편법 증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검찰은 이 대통령 대신 시형씨가 땅을 산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시형씨가 부동산 구입 대금과 세금으로 쓴 12억원을 자기 이름으로 빌렸기 때문에 법 위반은 아니라고 봤다. 형식상 시형씨를 매수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도 그렇게 돼 있다고 검찰은 말했다.
하지만 검찰 말대로 처벌은 못 할 일이라고 쳐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시형씨는 대출받았다고 하지만 자기 돈 한 푼 없이 땅값을 치렀다. 그는 연봉이 4000만원인 사람이고 은행 대출액(6억원)의 한 달 이자는 300만원에 가깝다. 청와대는 또 나중에 땅 명의를 시형씨에서 이 대통령 앞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말 그대로 명의신탁이고, 차명 부동산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청와대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의혹③ 8개월 수사하고선 시형씨는 서면 조사
이번 사건은 고발로 시작된 것이고, 불구속 수사라고 해도 8개월 걸릴 수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검찰은 야당의 고발이 있은 지 5개월 만인 지난 3월 초에야 시형씨에게 서면 진술서를 보냈고 한 달쯤 뒤에 진술서를 받았다. 그리고 "해명이 아귀가 맞아서 불러서 추궁할 게 없었다"며 소환 조사도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법조계에선 만약 시형씨가 대통령 아들이 아니었다면 수사를 이토록 질질 끌면서, 단 한 차례 서면 조사만으로 끝냈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