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남산 힐튼호텔 앞 백범공원. 지난해 1월 시작한 한양도성 성곽 복원 2단계 공사가 끝나 새로 단장한 공원과 성곽 239m가 시민에게 공개됐다. 힐튼호텔 앞에서 계단을 올라 성곽을 따라 걸으면 백범광장을 지나 70m 생태통로를 거쳐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까지 막히지 않고 갈 수 있다.

이날 오후 따사로운 날씨 속에 백범공원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섞여 북적였다. 아직 잔디와 나무를 다 심지 않았지만, 소나무 그늘에 누워 책을 읽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광장 인근에 새로 지은 한옥형 공원관리사무실 '호현당(好賢堂)'에는 방문객들이 서울 성곽복원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었다. 임수경(여·28)씨는 "성곽을 따라 걸으니 경치도 잘 보이고, 도로 때문에 끊긴 곳도 걸어서 건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번에 끝난 공사는 남산 일대 17만1900㎡ 공간을 재조성하고 총 777m 한양도성을 복원하는 '남산 회현 자락' 사업 2단계 구간이다. 1단계로 지난 2009년 7월 힐튼호텔 앞 아동광장 일대 성곽 84m와 지형 1만3700㎡를 복원했고, 앞으로 나머지 447m 성곽도 2015년까지 복원할 예정이다. 조선 신궁(神宮) 건립과 고도 성장기 도로 개발로 인해 단절됐던 구간을 되살렸다는 의미가 있다.

유구(遺構)가 나온 130m는 성곽 원형을 복원하고, 훼손이 심해 성곽 유구가 없는 백범광장 내 109m 구간은 성의 흔적을 상징하는 성곽선으로 복원했다. 새롭게 만든 성곽을 따라 오르면서 시가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산책로도 만들었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한양도성 18㎞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달까지 12.3㎞를 복원했고, 앞으로 남산 회현 자락 3구간을 포함, 인왕산(213m), 숭례문(83m), 시장 공관(86m) 등 남은 구간 복원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