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과 유럽 재정 위기 해법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 급등했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8.6원(0.7%) 내렸다(원화 가치 상승). 이날 일본 증시도 전날보다 1.2% 올랐다. 유럽 각국 증시도 전날 2%대 상승한 데 이어 7일에도 오전 11시 현재(현지 시각) 독일·프랑스·영국 등 주요국 주가가 0.6%가량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증시가 모처럼 동반 상승한 데에는 EU(유럽연합) 정책 당국자들 사이에서 구제금융 신청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스페인을 달랠 양보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 경제가 완만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미 연준의 보고서가 나왔고, 미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도 투자 심리 호전에 기여했다.

◇스페인 은행 문제 해결 가능성

그동안 부실 은행에 대한 직접 지원을 요구해온 스페인과, 정부 차원의 구제금융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유럽중앙은행(ECB) 및 독일 간에 타협안이 모색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긴축 강화 조건이 붙지 않는 '부드러운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제금융 자금을 스페인의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에 직접 제공하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 "구제금융을 거부하고 있는 스페인 정부를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매우 제한적 수준의 조건부 구제금융이 제공될 듯하다"고 보도했다.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현재 EU와 합의된 개혁 조치 이상의 긴축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국제금융기구가 스페인에 일종의 특혜를 주는 셈이다.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조치에 반대하는 한 스페인 남자가 6일(현지시각) 스페인 남부의 소도시인 알메리아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해 프라이팬을 두드리고 있다.

EU 당국이 검토 중인 또 다른 해법은 스페인 정부를 거치지 않고 은행(은행 구조조정 기금)에 구제금융 자금을 직접 주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스페인 입장에선 정부 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 은행 자본 확충에 쓸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은 스페인의 요구를 상당 폭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스페인 정부는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을 경우 가혹한 긴축 조건이 추가돼 경제가 더 망가지고, 그 결과 그리스처럼 사회적 저항이 거세지는 사태를 두려워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를 거치지 않고 스페인 은행을 직접 도와달라고 요구해왔다. 반면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은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아 은행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스페인 은행 위기 해결에 서광이 비치면서 7일(현지 시각) 스페인 정부는 새 국채 21억유로어치 발행에 성공했다. 10년물 국채는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금리가 연 6.0%로 전날 유통 금리인 6.3%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감

미 연준은 6일 12개 연방준비은행의 경기 분석을 종합해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지난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완만하게 확대됐다"며 "고용이 꾸준히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비관적인 지표 흐름과 상반된 평가였다.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신호도 투자 심리를 떠받쳤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은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더 움직일 여지가 있다"며 "(장기 금리를 낮춰 시중에 자금을 더 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한 선택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