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귀화(歸化)'.
9일 오전 1시 15분(한국시각) 한국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첫 경기를 치르는 카타르 대표팀은 '외인부대'라 부를 만하다. 지난 4일 레바논과 A조 첫 경기를 치른 카타르 대표팀 엔트리엔 귀화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레바논전 베스트11 중에 카타르에서 태어난 선수는 두 명에 불과했다.
카타르 대표팀 선수들의 출신 국가를 살펴보면 남미의 브라질과 우루과이, 아프리카의 가나·세네갈·수단 등 다양하다. 우루과이에서 태어나 2005년 귀화한 세바스티안 소리아(29), '가나 3총사' 모하메드 카솔라(26), 모하메드 라자크(26), 로렌스 쿠위(28) 등이 핵심 전력이다. 경고 누적으로 레바논전 명단에서 제외된 브라질 출신의 파비우 세자르(33)도 한국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쿠웨이트 태생의 대표팀 주장 웨삼 리지크(31)처럼 인근 중동 지역에서 태어나 일찌감치 카타르 국민이 된 경우도 많다.
카타르가 외국인 선수들을 본격적으로 귀화시키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부터다.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60) 국왕의 개혁·개방 정책이 배경이었다. 단기간에 경기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지도자의 논리가 작용했다. 카타르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우루과이 출신 소리아 등의 활약으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더욱 귀화에 열을 올렸다.
최근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면서 외국인 선수의 귀화 바람은 더욱 거세다. 하마드 국왕은 국위 선양을 위해서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인재들을 영입하라는 지침을 하달한 상태다.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육상 등 전 종목이 마찬가지다. 유독 '축구 용병'이 많은 것은 하마드 국왕이 축구광인 데다 카타르 최고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자국 프로리그인 스타리그 구단주가 대부분 왕족일 정도로 축구가 정책적으로 이용된다.
경제전문잡지 글로벌파이낸스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최고 부국(富國) 순위에서 카타르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9만149달러(1억600만원)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카타르가 오일머니를 단순히 자국 축구의 전력 강화 측면에만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 귀화에 혈안이 된 배경은 축구 외적 요인이 작용한다. 2011년 현재 카타르의 인구는 외국인을 포함해 170만명이다. 이 중 카타르에서 나고 자란 순수 카타르 국민은 30만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체류권 혹은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이기 때문에 카타르는 사회 각 분야의 부족한 인적 인프라를 막대한 부를 통해 메우고 있다. 이중 국적을 허용하는 카타르에서 국적을 얻으면 주택과 차량은 물론 의료, 교육, 교통 등 사회 전 분야에서 혜택을 받는다. 축구선수가 귀화하면 고액 연봉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