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초에 단행될 부천시 공무원 인사를 앞두고 공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인사철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번에는 3개(원미·소사·오정) 구청장이 모두 교체되고 시청에 근무하는 일부 국장들이 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고참 과장들이 국장으로 승진하는 등 인사폭이 커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청장을 비롯해 200명 이상(조직개편 대상자 제외)이 승진 및 전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김만수 시장이 과연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줄지 관심거리다. 공무원 인사는 공무원들의 사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바로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기에 어떤 행정 못지않게 객관성과 공정성·투명성이 요구된다.

◇'제3의 손'이 공직인사 좌우

최근 원미구와 소사구, 오정구청장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 인사 관계자는 "1953년생인 구청장들과 고참급 과장 5명이 명퇴를 신청해 고위직에 대한 인사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미 후임 구청장과 국장·과장 승진자 이름이 거론되는 등 하마평이 무성하다. 고참 과장들은 국장이 되기위해 여기저기 연줄을 대며 조심스럽지만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몇몇 과장은 "국장을 6개월만 하겠다" "1년만 하겠다"며 시장에게 옵션을 제시했다고도 한다. 구청장과 국장은 지방 공무원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이다. 그러기에 경쟁도 치열하다.

김만수 시장 취임 이후 부천시 인사는 '제3의 손'이 작용한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 시장이 속한 민주통합당이나 지역 국회의원, 향우회, 시 고위간부 등이 저마다 직·간접적으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김 시장이 지금까지 자신만의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의장이 공무원에 대한 시의회 인사권을 달라고 했으며 모 국장은 기술직에 관해서는 자신이 인사를 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는 시장의 인사권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취임 2년을 맞는 김 시장이 이제는 정당과 지역을 떠나 화합의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전임 홍 시장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공무원들은 철저히 승진인사에서 배제되고 있다. 한 공무원은 "각종 청탁과 지연·학연 등으로 이뤄지는 인사는 공무원 간의 갈등만 야기한다"며 "외부의 입김으로 유능한 공무원이 승진을 못하는 등 공무원 인사가 춤을 춰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실제로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전보가 이뤄지지 않은 공무원은 장기 휴가를 내기도 한다"며 "공무원 인사가 잘못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구청장과 국장, 핵심부서 과장은 부천시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행정을 펼치는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천 예술계의 한 인사는 "고위직일수록 전문성을 갖춰야 하며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인사를 앞두고 부천시 공직사회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부천시청에서 공무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올라갈수록 승진 '바늘구멍'

부천시 공무원은 2200여명이다. 선출직인 시장과 경기도가 임명해 보내는 부시장(2급 이사관)이 있다. 구청장·국장(4급 서기관)이 13명이며 시청·구청의 과장·동장(5급 사무관)이 120여명이다. 시청이나 구청의 팀장, 동주민센터의 사무장은 6급으로 500여명이다. 나머지는 각종 행정업무를 실무적으로 처리하는 7~9급이다.

이 가운데 국장 1명과 과장급 7명은 경기도에서 파견된 인력이다. 경기도와 인사교류하고 보직순환하는 차원이다. 부천시 공무원들은 이에 불만이 적지 않다. 자신들이 올라갈 자리가 줄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도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예산 지원 등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어 이를 개선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2년 전까지는 소사구청장도 경기도에서 보냈으나 김 시장 취임 후 이는 없어졌다.

7급까지는 10년 정도 근무하면 대부분 승진한다. 6급부터는 심사를 거쳐 승진하게 된다. 국장·과장·동장이 되기 위해서는 근무성적과 직무능력, 성실도 등의 근무평가를 받는다. 국장과 구청장은 부천시 공무원으로서는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이다. 국장이 되면 비서도 생기고 별도 사무실도 마련된다. 구청장이 되면 운전기사와 차량이 제공된다. 부천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중앙정부에 구청장의 직급을 3급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천시 공무원 수는 1990년대 초 신도시가 형성되고 오정구가 생기면서 크게 늘었다. 다른 지역의 공무원이 많이 전입해와 활기가 넘쳤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인사적체와 갈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한 공무원은 "부천시가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승진이 가장 늦다"며 "공무원 생활 20년이 넘어도 동주민센터 사무장이나 팀장이 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는 인사와 함께 일부 조직도 개편하고 부서 명칭도 바꾼다. 도시환경국이 도시관리국으로, 교통도로국이 교통재난안전국, 맑은물청소사업소가 환경도시사업단, 지식정보센터가 교육정보센터로 이름을 바꾸며 일부 업무도 조정된다. 공동주택과·철도운영과·건강증진과는 신설된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날로 늘어 별도로 관리할 필요성이 생겨 공동주택과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명칭이 자주 바뀌는 것은 공무원들의 편의주의에 의한 것이라며 비슷한 부서 명칭과 업무 조정 때문에 헷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민원을 해결할 때는 오히려 불편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