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같은 날씨에 아파트 놀이터에선 해가 질 때까지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놀이기구가 부서지고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되면서 어린이 안전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박희붕 기자가 그 현장을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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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놀이터입니다. 모래 대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습니다. 그네 안장은 부러진 채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놀이터. 시소 위로는 날카로운 철판이 튀어나와 있고, 녹슨 미끄럼틀은 잡기만 해도 손에 쇳가루가 뭍어납니다. 놀이기구가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준 / 11세

"미끄럼틀에서 놀려고 올라가다 떨어져서 턱 꿰멘 적 있어요."

[인터뷰] 민규리 / 11세

"그네 타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날카로운 돌에 머리를 박아서 머리가 찢어졌어요."

지방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철봉엔 이불 빨래가 널려 있고 부서진 난간 모서리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놀이기구가 부서지면서 안전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박정자 / 전주시 우이동

"3살짜리가 있는데 그게 넘어져 다쳐 가지고 병원 다니다가 이사갔더라고요."

전국 대부분의 오래된 아파트 놀이터가 이처럼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측은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추광철 / OO아파트 관리소장

"입주민들이 수천만 원이 드는 놀이터 보수 비용까지 부담하는 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렇게 위험요소가 그대로 방치된 놀이터에서의 어린이 안전사고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초등학교 어린이 23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이 2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놀이터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다친 어린이 가운데 25%는 이처럼 방치된 놀이터 시설물이 원인이었습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관련법을 제정해 안전관리를 강화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전국 6만여 개 놀이터의 절반 이상이 정기점검을 받은 적도 없고, 대부분의 아파트 관리자들은 안전교육도 외면했습니다.

[인터뷰] 이주영 부장/ 한국생활안전연합

"이런 놀이터는 실은 철거하거나 폐쇄하거나 완전히 개보수 공사를 받아서 새로운 놀이터로 이용을 해야 하는데…비용문제 때문에 그대로 받치되고 있는거죠."

어린이가 마음놓고 뛰어놀아야 할 놀이터가 안전문제로 시름하고 있습니다.

TV조선 박희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