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에서 뛰던 전형수가 계약기간 1년을 남겨놓고 오리온스로 조건없이 트레이드됐다. 스포츠조선 DB

"조건없이 보냈고, 받아줬다."

올 봄 프로농구판 취업시장은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

FA(자유계약선수)로 타구단에 협상에 나선 15명의 선수 가운데 서장훈만 KT 입단에 성공했다.

나머지 14명 가운데 원소속 구단과의 재협상에 성공한 이는 3명에 불과했고, 신기성 강대협 이병석 등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은 농구판을 떠나야 했다.

이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취업시장에서도 희미하나마 '의리'와 '정'이 남아있던 곳이 있다. LG와 오리온스, KT다.

LG는 최근 가드 전형수(32)를 오리온스로 조건없이 보내줬다. 6월 1일자로 공식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전형수는 계약기간 1년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LG가 팀 리빌딩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전력 외로 분류됐다. LG는 서장훈과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김현중-오용준을 KT에 보내는 대신 양우섭-김영환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로 세대교체에 발벗고 나섰다.

서장훈과 마찬가지로 적지 않은 나이의 전형수도 LG가 추구하는 색깔에 맞지 않았다. 당초 LG는 전형수에게 지도자의 길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형수는 남은 1년이라도 미련없이 선수생활을 한 뒤 떠나고 싶었다. 지난 2001년 김승현(삼성)이 신인 3순위일 때 신인 2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전형수는 '백만돌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한 체력과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코리아텐더(현 KT)부터 시작해 모비스-LG-SK-모비스-LG 등을 거쳐다니면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렇다고 우승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남은 열정을 쏟아붓고 싶었다.

그러자 LG는 원하는 팀이 있으면 조건없이 트레이드 해줄테니 얼마든지 찾아가라고 길을 열어줬다. 때마침 구원의 손길을 내민 곳이 있었다. 오리온스다. 가드난에 시달려왔던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지난 시즌 때부터 전형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데 상대팀이 LG여서 망설였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를 뜨겁게 달궜던 '김승현 이적 결렬사건'으로 인해 충돌한 구단이 바로 LG와 오리온스였다.

하지만 LG 측은 "전형수의 장래가 걸린 문제인데 김승현 사건까지 결부시켜서는 안된다"며 전형수의 발목을 잡지 않았고, 오리온스는 "냉정하게 버리기엔 아까운 선수에게 마지막 기회를 줘야 한다"며 전형수를 맞이했다.

LG에서 받았던 연봉(1억2500만원)이 대폭 삭감되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마지막 선수의 길을 택한 전형수는 "LG, 오리온스 두 구단 모두에 감사한다. 추일승 감독님과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로 기억된 뒤 떠나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에 앞서 KT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서장훈을 받아들이는 '의리'를 발휘한 터라 전형수의 무조건 트레이드에도 새삼 눈길이 쏠린다. 냉혹하다는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도 따스함은 살아 있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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