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디오게임 업체인 닌텐도의 주가가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슈퍼마리오' 시리즈와 '닌텐도 3D' 휴대용 게임기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닌텐도지만,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4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닌텐도(任天堂) 주가는 주당 8990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중 한때 8710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닌텐도 주가가 9000엔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11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닌텐도는 1962년 상장 이래 '슈퍼마리오' 시리즈를 통해 비디오게임 시장을 휘어잡고, '게임보이'와 '닌텐도 3D'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도 장악하면서 2000년대 초까지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2006년 발매한 동작 인식 게임기 '위(Wii)'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 2007년 11월에는 주가가 주당 7만500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지금보다 8배 가까이 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한 무료 게임시장이 커지고, 기존 이용자들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한 소셜게임에 뺏기면서 닌텐도의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3년 동안 닌텐도의 주가는 65% 하락했다.
내림세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닌텐도가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 423억엔(약 62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이후, 한 달 동안 주가는 21% 더 하락했다. 닌텐도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상장 이후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닌텐도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적절한 대응책을 빠르게 찾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미쓰비시UFJ증권의 무라카미 히로토시 애널리스트는 "게임기 판매 위주의 사업구조를 소프트웨어 공급 등의 형태로 완전히 전환해야 실적 악화에 대한 고민이 해결될 것"이라며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본격적인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닌텐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닌텐도는 해외 판매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