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8월 10일 박군(당시 3살)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식당에서 친구와 식사하는 아버지 곁에 있었다. 아버지가 잠깐 한눈판 사이 식당을 나간 박군은 길을 잃었고, 그로부터 보육시설, 국내 입양, 보육원을 등을 거치면서 16년 동안 고아 아닌 고아로 지냈다. 하지만 다음 달이면 어머니를 만나게 됐다.
그의 기구한 16년은 이렇다. 실종 당시 박군의 부모는 별거 중이었다. 친어머니 홍씨(46·주부)는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기를 원했다. 이에 응하지 않던 친아버지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다니다 식당에서 그만 잃어버린 것이다. 잃어버린 지 며칠 되지 않아 박군은 서울 동작구의 한 보육시설에 맡겨졌다. 실종신고만 돼 있었더라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겠지만, 이혼 다툼 중이던 부모들은 서로 실종 신고를 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 않았다.
신원 파악이 안 된 박군은 이듬해 10월 국내 입양됐다. 양부모는 서울에 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았다. 박군도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잠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박군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입양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방황은 시작됐다. 학교를 빼먹으며 가출을 하는 등 말썽을 피웠다. 박군이 힘들어하자 양부모는 자신들의 고향근처인 전북으로 아이를 데리고 내려갔다. 하지만 친부모를 보고 싶어 반항하는 박군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참다못한 양부모는 박군을 전남 신안군에 있는 보육원으로 보냈다.
방학 때면 박군을 집으로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군이 이런 기구한 역정을 달려오는 동안 친어머니 홍씨도 박군을 찾으려고 3년 이상 서울 각지를 헤맸다. 박군의 두 살 때 사진을 항상 지니고 다니던 홍씨는 지난 3월 12일 혹시 하는 마음에 강원 원주경찰서에 들러 당시 실종된 아들의 사건처리를 문의했다. 그 순간 박군이 실종 신고조차 안 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고를 받은 원주 경찰서는 이 사건을 사건 발생 지역인 용산경찰서로 이첩했고, 용산서 실종수사팀은 아이의 사진을 토대로 전국의 아동복지시설을 탐문하다 결국 박군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