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도 없고 돈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열심히 일하는 것만큼 잘 놀 줄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돈 없이 노는 방법과 혼자 노는 방법을 익혀보시라고 충고 드리지만 별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나 죄의식을 갖도록 훈련받은 결과일지 모른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남모르게 강요받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는 이렇듯 피곤하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100세 장수 시대'를 맞아서 개인 기준으로도 '일할 수 있는 시간'보다는 '일하지 못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경제구조 측면에서도 고도 서비스 산업으로서 여가산업이 갖는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잘 노는 일'이 개인·사회·국가적으로 주요 과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고민은 아직도 '근면한 개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가 정책의 궁극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다. 하지만 문화부에서 공직 생활을 마칠 즈음, 뒤늦게 후회를 한 적이 있다. 예술과 문화 산업, 관광, 체육 등 훌륭한 정책 수단을 갖고도 정작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데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반성이었다. 행복한 삶이나 즐거움보다는 당장 생산성을 높이거나 돈을 벌 수 있는 일에만 관심을 둔 건 아니었을까. 달이 아니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논다'는 말은 그저 '일하다'의 반대말이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며 나누고 배려한다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놀이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제는 믿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