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이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추진 방침을 밝히자 도의원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청은 "농어촌지역 학교가 갈수록 소규모화돼 학생의 사회성 발달 저해, 복식수업에 따른 수업의 질 저하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과 도의원들은 "경제논리와 효율성만 앞세운 통폐합 추진은 농산어촌의 황폐화를 부채질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임춘근·김종문·박찬중 의원 등 도의원 9명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인위적인 학교 통폐합은 농어촌지역 황폐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도교육청이 학교 통폐합 대상을 50명 이하에서 60명 이하로 높여 대상학교가 늘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의원들은 또 "교육과학기술부가 통폐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내놓고 강권하자 교육청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도교육청이 내놓은 '적정규모 학교 운영계획'(2012~2016년)에 따르면 재학생 60명 이하 초·중학교는 도내 전체 759개 초·중학교 가운데 24%인 184곳에 이른다. 도교육청은 이 가운데 학생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거나 지리적으로 통학하기 어려워 통폐합하기 어려운 곳 등을 제외한 95개교에 대해 학부모 찬성을 전제로 오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폐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20곳, 2013년 29곳, 2014년 10곳, 2015년 21곳, 2016년 15곳이 통폐합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달 24일 교과부가 통폐합 실적 우수 시·도교육청에 대해 행·재정적 지원, 담당공무원 포상과 해외연수, 4급 정원과 인건비가 지원되는 통폐합 전담부서 설치 등 여러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제시한 뒤 나왔다.

2016년 통폐합 대상 학교인 충남 금산군 상곡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네를 타고 있다.

통폐합 대상에는 '아토피 안심학교'로 알려진 금산군 군북면 상곡초도 2016년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 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폐교위기에 처했다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주변 자연여건이 좋아 아토피 치료에 좋은 학교'라는 소문이 나면서 재작년부터 19명의 외지학생이 전학을 와 학생수가 현재 32명이다. 상곡리 주민 김덕만(63)씨는 "외지 젊은이들이 자녀와 함께 이주해 주민이 30여명 늘어 침체됐던 마을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 통폐합한다니 말이 되느냐"면서 "입주가 늘고 있는 만큼 학생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중 도의원(금산2)은 "도와 군에서 인원이 늘고 있는 상곡초에 3억원가량 지원했는데 통폐합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의원들은 통폐합 추진에 앞서 농산어촌 학교를 살리기 위한 통학버스 및 예산 지원, 전문직 출신 교장 농어촌학교 배치, 소규모 학교 교직원 인센티브 부여 등을 먼저 추진한 뒤 통폐합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도의원들은 인위적 학교통폐합이 추진될 경우 이를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춘근 도의원(교육3)은 "충남도가 농어촌을 살리려고 '3농혁신'을 추진하는데 도교육청은 폐교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며 "주민과 함께 적극 저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대상학교별 여론조사를 통해 학부모의 60% 이상이 원하는 학교만 통폐합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승관 도교육청 사무관은 "농어촌을 중심으로 학교가 갈수록 소규모화돼 학생의 사회성 발달 저해, 복식수업에 따른 수업의 질 저하 등 부작용에다 정부 재정지원도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제적 통폐합 추진이 아니라 학부모 찬성을 전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최근 교과부 지침에 따라 통폐합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의견과 주변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충남은 1982년 학교 통폐합정책을 착수한 이후 지금까지 폐교 276곳, 분교장 전환 123곳 등 모두 399개 학교가 통폐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