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1일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진보당의 육탄 저지에 막혀 한밤까지 경선 투·개표 자료가 담긴 하드디스크 확보를 위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 당사와 함께 당원 명부 서버 관리업체인 서울 가산동의 '스마일서브' 사무실 2곳, 비례대표 온라인 투표 관리업체인 서울 봉천동의 '엑스인터넷' 등 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김재연·오병윤·이상규·박원석·김제남 당선자 등은 이날 당사와 '스마일서브' 사무실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육탄 저지했다. 검찰은 이날 밤 대치 16시간 만에 진보당 의원들을 끌어내고 당원 명부 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디스크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이 이 하드디스크에서 진보당 당원 명부와 투·개표 기록을 찾아낼 경우 진보당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엑스인터넷'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례대표 투·개표 기록 등이 담긴 하드디스크가 새것으로 교체되고, 서버 기록이 모두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엑스인터넷 관계자는 검찰에 "진보당에서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구해 인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8일까지 진보당 사무총국을 장악하고 있던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인 구당권파가 부정 경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서버 기록을 없앤 것으로 보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 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지난 2010년 불법 당비사건 때도 당원 정보가 담긴 '스마일서브'의 하드디스크를 빼돌렸다. 오병윤 당시 사무총장(현재 당원비상대책위원장)은 증거 인멸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날 진보당사에선 신·구당권파 인사들이 똘똘 뭉쳐 검찰의 출입을 저지해 수사관들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검찰은 119구조대를 투입해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일부 당직자는 12층 건물에서 투신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강기갑 위원장은 "정당의 심장(당원 명부)를 지키겠다"고 했고, 오병윤 위원장은 "당을 사수하기 위해 전 당원이 힘을 결집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