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22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막기 위한 전략에는 보존(保存)과 보전(保全)의 두 가지가 있다. 이 둘은 사실 너무나 비슷하여 애써 구분하기 어렵지만, 보존은 현 상태를 그대로 잘 보호한다는 뜻이 강하여 영어로 하면 'preservation'에 가깝고, 보전은 온전하게 유지한다는 뜻의 'conservation'과 흡사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잘 간수하여 후손에 물려주자는 의미의 '保傳'을 선호한다.
원래 환경보호 관련 정책과 운동은 자연경관이 특별히 훌륭한 지역을 인간의 활동으로부터 격리하여 보호하자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이를테면 국립공원을 지정하여 보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에서는 요세미티나 옐로스톤을 방문할 수 있는 사람들이 결국 상당한 재력을 갖춘 사람들뿐이라는 점에서 시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다. 자연자원도 공평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정신에 입각하여 단순한 보존보다는 보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국가 간의 생물다양성의 활용도 처음에는 생물자원을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인식하여 자유로운 접근과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1992년 '생물다양성 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이 채택되면서 선진국의 일방적인 생물자원 이용에 제동이 걸리고 생물자원에 대한 국가의 주권이 인정되었다.
생물다양성 협약 제15조에 따르면 생물유전자원의 접근에는 사전 승인이 필요하고 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해야 한다. 국가 간의 평등이 확립된 것이다. 2010년 제10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하여 이른바 '나고야 의정서'를 채택했다.
나고야 의정서를 준수하려면 언뜻 우리나라는 늘 손해만 볼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열대국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몬순기후와 반도라는 지형 덕에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은 면적에 비해 퍽 높은 편이다. 개미만 보더라도 남한에만 135종이 살고 있는데, 이는 영국이나 핀란드의 세 배나 되는 다양성이다. 남의 생물자원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다시는 '미스김라일락'과 같은 꼴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도 우리의 생물주권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