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 문제의 유탄을 맞고 있다. 최근 고용과 경기지표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와 스페인 등에서 다시 재정위기 우려가 불거지면서 미국 역시 금융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 FT "JP모간, 유럽 위험투자 규모 1000억달러 달해"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간이 보유한 위험채권의 규모가 1000억달러(약 117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위험채권은 대부분 유럽의 부동산담보채권과 기타 채무담보부증권(CDO)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그리스, 스페인의 위기가 심화돼 유럽의 부동산과 주식, 채권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경우 막대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그리스나 스페인 등 유럽 재정위험국들의 위기가 다시 불거져도 미국 금융사들은 피해가 적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대다수 미국 금융사들이 재정위험국들의 국채를 대부분 처분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JP모간이 유럽의 부동산과 채권을 바탕으로 한 위험자산에 거액의 베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미국 금융시장은 다시 유럽 때문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FT는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조치로 자금을 굴릴 곳이 없어진 금융사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최근 유럽의 위험자산 투자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은 JP모간이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약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가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주들이 연일 하락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FT는 만약 JP모간이 위험투자로 추가 손실을 보거나, 다른 금융사들의 손실 소식이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이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달러화 가치는 13일 연속 올라… 경기 회복에 먹구름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심화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미국 경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4일 연속으로 오른 81.5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5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상승한 것이다. 18일에는 81.08로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달 말 78.77과 비교하면 여전히 3% 가까이 오른 상태다.

미국은 전체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로 일본이나 독일, 신흥국 등에 비해 다소 적다. 이 때문에 환율 변동에 대해 다른 국가들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내수 경제가 침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실적마저 악화될 경우 경기 회복세는 더욱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고용과 경기지표가 악화되자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달러화 가치 하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4일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제조업 경기를 살리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돈을 푸는 것보다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과는 반대로 달러 가치는 계속 오르면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럽이 긴축에서 성장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유로화 공급을 늘릴 경우 달러화 가치는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