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서울 구로구 대림역 주변의 한 다방에서 가게 주인인 조선족 임모(5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임씨를 임씨의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목이 졸린 듯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서 지문 여러 개가 발견됐지만 국과수 감식결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고, 사건은 미제(未濟)로 끝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이 미등록된 것이라 외국인에 의한 범죄로 추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문화로 가는 우리 사회가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범죄에 대한 제도적 관리는 허점투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지문 채취가 그렇다. 외국인 지문을 수집하고 있는 법무부는 국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등록된 외국인 98만여명 중 52만명의 지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52만명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고를 당하면 경찰이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이같은 혼선은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입국 외국인들의 지문 날인을 폐지하면서 발생했다. 지문 수집이 중지된 직후 5년 동안 외국인 범죄가 두 배 이상 증가하자 법무부는 지난해 7월 지문 수집을 부활시켰다. 법무부 관계자는 16일 "전국 출입국사무소가 수집한 지문 기록은 거주 등록을 한 외국인의 47%인 46만건"이라며 "현재는 비자를 갱신하러 오는 등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지문을 수집하는 것이라 강제성은 없다"고 했다.

거주지 관리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적지 않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체류지를 변경할 경우 전입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새로운 체류지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를 위반한 사람은 100만원 이하의 벌금만 물게 돼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해사건'의 범인 오원춘(42)이 이같은 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경찰 조사 당시 오원춘은 "2007년 9월 입국 이후 거주지가 수원 등 6곳이었다"고 진술했지만 실제로 거주지 신고를 한 곳은 경기 고양, 제주 한림, 경기 수원 세 곳에 불과했다. 황의갑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이 신원을 등록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안도하게 되는 현상을 초래해 한 번의 실수가 연속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거주 외국인이 200만명에 달하는 일본은 오는 7월부터 일본에 거주 등록을 하는 외국인에 대해 복제가 불가능한 IC칩이 담긴 '체류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불심 검문 시 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외국인은 강제 추방된다. 거류지를 이동할 때 14일 이내에 체류카드에 등록하지 않거나 체류 목적과 어긋나게 취업행위를 해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의 거주지 추적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독일과 캐나다에서도 거주 외국인이 1년마다 비자를 갱신하면서 임대차 계약서뿐만 아니라 전화·전기요금 또는 보험료 납부 내역 등을 증빙서류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거주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다문화 국가로 가면서 늘어나는 강력 범죄에 대비해 보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