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조직의 잔혹한 '집단 살인'이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와 미국 국경을 잇는 고속도로에서 13일 마약조직 간 보복 살인 희생자로 보이는 시신 49구가 발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시신은 남자 43명, 여자 6명이며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도록 손과 발, 머리가 잘려나간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현장에 범인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Z 100%'라는 검은 스프레이 글씨로 미루어 마약조직 '제타스(Zetas)'가 라이벌 조직 '시날로아(Sinaloa)'에 보복하기 위해 벌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미국으로 향하던 무고한 이민자들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들 마약조직이 이달 들어 벌인 세 번째 집단 살인이다. 지난 4일 시날로아 조직은 텍사스 국경 누에보 라레도에서 23명을 집단 살해했고, 9일에는 서부 과달라하라에서 제타스의 소행으로 보이는 시신 18구가 발견됐다. 희생자 대부분은 머리와 손·발이 잘린 상태였다.
경찰은 양대 마약조직 제타스와 시날로아가 마약 공급선 확보와 운송로 장악 등 영역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서로 보복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약조직들이 참혹한 집단 살인까지 벌이면서 세력을 확장하려는 이유는 엄청난 '마약산업'의 규모 때문이다. 멕시코 마약조직은 미국에서 불법 거래되는 마약의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전체 규모는 연간 494억달러(약 5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코카인의 90%를 비롯해 칸나비스(대마초 일종)·필로폰(메탐페타민)·헤로인의 최대 공급국이라고 미 국무부는 밝히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2006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들 조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마약 관련 사건으로 2010년 한 해에만 1만2000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5년간 5만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