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고교 시절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남학생을 심하게 괴롭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롬니는 이와 관련 "고교 시절 가끔 도를 넘는 장난을 쳤다"며 즉각 사과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롬니가 미시간주(州)의 명문 사립인 크랜브룩 고교 3학년에 재학하고 있던 1965년,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있던 한 학년 아래 학생 존 로버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괴롭혔다고 보도했다.
크랜브룩 고교에 다녔던 목격자들은 롬니가 친구들과 함께 로버를 꼼짝 못하게 붙잡은 상태에서 그의 머리를 가위로 잘랐다고 말했다. 로버는 금발 머리를 길러 한쪽 눈을 가리고 다녔다. 롬니는 이 일이 있기 전부터 로버의 머리가 엄격한 학교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저런 꼴을 하고 다녀선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목격자 5명은 "다른 친구들이 로버를 붙잡고 있을 때, 롬니가 눈물을 흘리며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로버의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랐다"고 한결같이 증언했다.
당시 롬니의 아버지 조지 롬니는 미시간주 주지사로 재직 중이었다. 한 목격자는 "이 일이 있고 나서 학교가 롬니에게 벌을 내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롬니는 게이로 추정되는 학생이 이야기를 하려 할 때 "됐어, 이 여자야(Atta girl)"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롬니가 학창시절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감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는 보도는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보도에 대해 롬니는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교시절 많은 장난에 가담했는데 몇몇 장난은 심했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성적 정체성이 공격의 동기인가'라는 질문에는 "1960년대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성적 정체성 때문에 누군가를 괴롭히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바마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 직후 롬니는 "결혼이란 남녀 간의 관계라고 믿는다"며 "미묘한 사안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관점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