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가격으로 무장해 전 세계를 평정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의 인기가 정작 중국에선 시들하다. 소비수준이 높아진 중국 부유층이 값싼 제품 대신 프리미엄 제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캐피탈은 최근 내놓은 리서치 보고서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키워내지 못한 중국 본토 기업들이 증시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에 질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재 업체인 유니버스,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 ANPDF, 포츠 디자인 등을 포함한 10개 이상의 중국 소비재 기업의 실적은 지난 2년 사이에 35~85%가량 내렸다.

이처럼 중국에서 본토기업의 실적이 죽을 쑤는 이유는 중국 소비자의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중개업체인 CLSA 조사에 따르면 중국 부유층은 가계 수입의 4분의 1 이상을 해외 명품브랜드 등 최고급품을 사들이는 데에 사용하고 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의 중산층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은 자국 유제품 브랜드 대신, 미국이나 뉴질랜드 등의 해외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덕분에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중국으로의 농산품 수출 규모는 2008년보다 무려 86%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현지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떨어진 사이 글로벌 기업들은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특히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후 지난 10년에 걸쳐 규제가 완화된 영향이 컸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ADDDF 등 글로벌 기업은 현지 스포츠웨어 기업의 점유율을 빼앗으며 중국 내륙지역에 더욱 깊숙이 침투했고, 코카콜라 역시 지난해 중국시장 실적이 13% 성장하면서 현지 대형 기업인 팅이(Tingyi)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코카콜라는 2015년까지 중국시장에 4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14억 인구 중 10억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힌 P&G는 향후 2~3년 동안 10억 달러를 중국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일본 소비재 기업인 유니참 역시 2006년 100억엔에 불과했던 중국 내 매출이 지난해엔 447억엔까지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중국 업체들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 최대 식품업체인 브라이트푸드는 영국의 시리얼 제조업체인 위타빅스 지분 60%를 12억파운드(18억9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으며, 와인과 설탕, 낙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식품 브랜드의 지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를 브랜드 구축을 성공적으로 해낸 해외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이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하며, 향후 더 많은 중국 본토 기업들이 기회주의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