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이 더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대상은 그리스다. 6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현재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양대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연정을 구성하는 신민주당이 전체 300석 가운데 108석,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이 4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총선 전 두 정당의 의석은 사회당 153석, 신민당 85석 등 총 238석이었지만, 이번 선거로 과반에 못 미치는 149석으로 줄게 됐다.

반면 유럽연합(EU)의 재정긴축안에 반대해 온 야당 '극좌파연합(Syriza)'은 52석을 확보하며 제2당으로 부상했다. 또 극우정당 황금새벽당도 21석을 확보하며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이런 선거 결과는 긴축재정안에 대한 국민의 반감 때문이다. 신민주당·사회당 연정은 지난 2월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300억유로(약 192조원)의 2차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공무원 15만명 감원과 최저임금 20% 삭감 등의 긴축재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연금이 줄어든 퇴직 약사가 의회 앞에서 권총 자살하는 등 긴축재정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비등했고, 이런 민심이 투표 결과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총선 결과로 그리스 정부가 EU와 맺은 긴축협약의 실행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유럽 경제의 앞날도 불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긴축재정에 대한 반감은 프랑스·그리스뿐 아니라 전 유럽에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극우 정파의 긴축안 반대로 연정이 무너졌다. 긴축재정을 추진하던 루마니아의 미하이 라즈반 운구레아누 총리도 의회의 불신임을 받아 취임 2개월여 만에 지난달 말 퇴진했다. 긴축정책을 추진해왔던 유럽 주요국 정부가 잇따라 무너지면서 유럽의 정치·경제 상황이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