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여성운동단체 '잡년행동(슬럿워크코리아)'이 벌인 퍼포먼스로 인터넷이 뜨겁다. 화려한 화장에 짧은 반바지 차림으로 나와 브래지어와 하이힐을 벗어 던지며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강제해 온 꾸미기 노동, 성적 대상화, 감정 노동을 거부한다"는 이들의 퍼포먼스에 남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날 "가부장 체제가 요구하는 스펙·효도노동 거부한다"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을 지불하라!" 등의 종이를 치마에 붙이고 다녔다.
문제는 이들의 퍼포먼스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해당 사진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자마자 남성 네티즌들은 이들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남성 네티즌이 쓴 "요즘 세상에 가부장제? 예전처럼 가부장제로 살면 바로 여자들 짐 싸서 나가고 이혼하자고 할 것 아닌가"라는 댓글에는 순식간에 1000여건이 넘는 추천이 달렸다.
'잡년행동'은 지난해 7월 우리나라에서 활동을 시작한 여성단체로, 슬럿워크(Slut Walk)란 국제 여성주의 운동의 한국판이다. 슬럿워크는 작년 캐나다 토론토 경찰관이 대학 강연 도중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성은 '헤픈 계집(슬럿·Slut)'처럼 입지 마라"고 말한 것에 항의하고자 시작돼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취업과 결혼 문제 등이 심각하다 보니 남자들이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옷 벗는 퍼포먼스가 중요하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남성들이 남긴 댓글 중 대부분은 결혼비용 대부분을 남성이 지불하는 현상과 관련이 깊었다. 한 네티즌은 "결혼 시장에서 2억원이 없는 남자는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면서 "현대 사회에서 남자는 평생 일해 모은 돈을 여성에게 갖다 바쳐야 하는 진정한 약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성 네티즌들은 "결혼·데이트 비용이 불균형한 것도 결국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사회 시스템상 경제적 약자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