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민자들을 몰아내자. 그리스를 이민자들로부터 지키자."

지난달 30일 그리스 아테네 중심가에서 검은색 셔츠를 입은 남성 수십 명이 지나가는 시민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그리스 극우 정당인 '황금새벽당' 당원들. 그들의 옷 앞면에는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Hagenkreutz)를 닮은 갈고리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황금새벽당 지지자인 시민 파파조지우(52)씨는 "범죄가 늘고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모두 이민자들 때문"이라며 "이민자들은 모두 자기들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극우 정당 ‘황금새벽당’ 총선 후보 기오르고스 게르마니스가 지난달 26일 지역구인 아테네 근교 아르템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황금새벽당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5.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의회 진출을 위한 최소 득표율 3%를 뛰어넘는 수치였다. DPA통신과 BBC 등 외신들은 오는 6일 실시되는 그리스 총선에서 황금새벽당이 5% 안팎의 득표율로 300 의석 가운데 8~9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황금새벽당은 창당 20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한다.

유럽에서 그동안 제도권 밖 과격주의자로만 치부되던 극우파들의 의회 진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황금새벽당은 반(反)이민과 민족주의를 앞세워 경제난에 허덕이는 그리스 유권자를 파고들고 있다. 황금새벽당은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그리스와 터키 국경에 지뢰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황금새벽당은 길거리에서 사회주의자와 이민자를 공격하는 등 폭력도 자행한다. 한편으로는 기부받은 옷과 음식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자신들이 하층민의 대변자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정통 그리스인만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며 극단적인 민족주의 주장도 편다.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 등과 맺은 대출 협정을 취소하고, 1974년 이후 축적된 공공 부채를 모두 탕감하자고 주장한다.

황금새벽당은 1993년 군인 출신인 니콜라오스 미칼로리아코스(Michaloliakos)가 창당했다. 황금새벽당은 2009년 총선에서는 0.29% 득표에 그쳤지만 2010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자 경제위기의 원인을 불법이민자에게 돌리며 지지세를 키웠다. 2010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아테네 지역에서 5.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석을 확보해 처음으로 지방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네덜란드·헝가리·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극우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은 18%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하고, 오는 6월 예정된 총선에서 10년 만의 의회 재진출을 노리고 있다. 헝가리 극우 정당인 '요비크'는 2010년 총선에서 46석을 확보해 제3당이 되었다.

영국 노스햄튼대학의 매튜 펠드먼 교수는 "극우 정당의 의회 진출이 유럽 통합 작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기존 주류 정당들도 극우파와 함께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