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음식 '짜장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박물관이 지난달 28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서 문을 열었다.
박물관이 들어선 곳은 옛 중국음식점 '공화춘(共和春)' 건물. 우리나라 짜장면이 처음 생겨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 음식점은 1984년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붉은색 벽돌로 지은 건물은 2006년 인천시의 문화재로 등록돼 관리돼 왔는데 중구청이 65억원을 들여 이 건물을 아예 짜장면박물관으로 바꾼 것이다.
◇중국의 '작장면', 한국의 '짜장면'
우리나라 짜장면은 중국의 '자장미엔(炸醬麵:작장면)'에서 나온 것이다. '자장(炸醬)'은 '볶은(튀긴) 된장'을 이르는 중국어이고, '면(麵)'은 한국 한자음이다. 따라서 짜장면(자장면)은 중국어와 한국식 한자어가 만나 우리말이 된 단어다. '자장미엔'의 뜻은 '(중국식) 된장을 기름에 볶고 이를 국수에 얹어 먹는 음식'이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걸쭉한 춘장 양념으로 비벼먹는 우리의 짜장면과는 다른 형태다.
이 한국의 짜장면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확실하게 고증되지 않는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한 뒤 제물포에 들어온 중국인 노무자들이 중국식 자장미엔을 먹었고, 1905년 선린동에 청요리(중국요리) 전문점 공화춘을 낸 화교 우희광(于希光)씨가 이를 바탕으로 1910년대에 한국식 짜장면을 개발했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먹는 형태의 짜장면이 생긴 것은 그 한참 뒤인 6·25 전쟁 직후 카라멜이 들어간 '사자표 춘장'이 개발된 무렵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게 생긴 짜장면이 1970년대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가 벌인 '혼분식 장려 정책' 바람을 타고 크게 유행하면서 국민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250여점의 유물 전시
2층짜리 박물관에는 다양한 유물들이 깔끔하게 정리·전시돼 있다. 2009년 박물관으로 개조작업이 시작될 때 이 건물에서 나온 현판과 주련(柱聯), 그릇, 의자 등 여러 가지 옛 물건들을 보존 처리해 내놓았다. 화교 등으로부터 사들인 유물도 250여점 된다. 주로 1920~1960년대의 것들이다. 화교의 인천 거주 연장 신청자 명단, 인천영사관 등이 발급한 화교등기증, 당시 중국음식점에서 썼던 접시와 그릇·술병, 화교 전화번호부, 결혼증서, 화교들이 갖고 다니던 머리 깎는 칼, 중국음식 배달통….
한편에는 개항기에 부두 노동자들이 짜장면을 먹는 모습을 상상해 복원한 모형, 1930년대 공화춘의 내부와 1960년대 공화춘의 주방을 재현한 공간, 1970년대에 아주 흔했던 광경으로 졸업식 뒤 온 가족이 중국집에 와서 짜장면을 먹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짜장면이 등장하는 영상을 모아 우리 생활 속에 짜장면이 얼마나 친근하게 들어와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특별한 짜장이 소개되기도 한다. 전주의 물짜장, 서울의 수제비짜장, 합천의 스님짜장 등이다. 특히 자전거에 올라타면 영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뒷자리에 배달통을 싣고 주문이 들어온 곳으로 짜장면을 배달하는 체험을 해보는 자리가 있는데 어른이고 아이고 관람객들이 한 번 타면 잘 안 내리려고 해서 문제가 될 지경이라고 한다.
◇이달 말까지 무료 관람
박물관은 앞으로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지만 일단 이달 말까지는 개관을 기념해 무료로 운영키로 했다. 문 여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설날·추석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이번 개관과 함께 박물관 별실에서는 우희광씨와 그 집안 3대가 짜장면과 얽혀 살아온 이야기들을 말해주는 특별전도 열리고 있다.
박물관 안에 복원해 놓은 모형들은 대부분 가리는 것 없이 공개해 놓았다. 관람객들이 좀더 실감나게 구경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망가지지 않도록 '손대지 말라'는 안내문만 붙여놓았는데 이를 어기는 사람들이 있어 개관 이틀 만에 망가진 것들도 있다고 한다.
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전화번호(760-7823)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