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정배(72·사진)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이 임기만료를 2년 앞두고 사퇴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4일 재단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30일 재단 사무실에서 짐을 모두 정리했다고 복수의 고려대 관계자가 전했다.

김 이사장은 고려중앙학원이 재단 적립금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손실을 본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재단 이사회 핵심 멤버와 김병철 고려대 총장 측으로부터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중앙학원은 고려대와 중앙고 등을 운영하는 사학재단으로 김재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이동시립대 총장, 최맹호 동아일보 이사 등 9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재단 사무실을 정리하기 앞서 김인묵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등 교수의회 의장단 3명과 만나 "재단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적립금을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해왔으며, 이번에 손실을 본 것은 내 책임이 아니라 잘못된 관행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관련 서류를 의장단에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