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동자들도 파업에 나섰다. 임금 인상 폭이 작다는 것이 이유다. 고용주들은 3%를 제시했지만, 노동자들은 6.5%를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독일 노동자의 임금 인상은 소비 증가로 유로존 주변국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물가에 민감한 독일 정부가 대규모 임금 인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獨 노동자들 “3% 부족, 6.5% 올려달라”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최대 산업별 노조인 금속 노조(IG 메탈)는 고용주와의 임금 협상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다음 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베를린을 비롯해 독일 남부 바바리아 지역 등에서는 이미 2500명의 노동자가 29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IG메탈에는 약 350만명의 노동자가 속해 있다.
고용주 협회는 향후 14개월간 3%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IG메탈은 독일의 물가 상승률이 2%를 넘는 상황에서 6.5% 인상해야 실질임금 인상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4월 물가 상승률은 2.3%로 지난해 9월 이후 목표치인 2%를 계속 넘고 있다.
독일은 실업률도 낮아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독일의 3월 실업률은 6.7%로 20년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독일 내 몇몇 노동조합은 6%대의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지난 달 31일 공공기관 노동자 200만명이 소속된 독일서비스부문 노동조합연맹은 향후 2년간 6.3%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독일 2위 통신사인 도이치 텔레콤은 약 1만 7000명의 임금을 2014년 1월까지 6.5% 올리기로 합의했다.
◆ 유로존 국가들 “독일 임금 인상 환영”
독일을 제외한 유로존 국가는 독일 노동자들의 파업 소식이 반갑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이 크게 오를 경우 독일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유로존 각국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요를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유로존 내 불균형을 바로잡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EU 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독일의 명목 임금 상승률은 지난 2000~2009년 사이 2%로 같은 기간 스페인의 임금 상승률이 4.7%였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그리스 등 유로존 내 주변국들은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사용하면서 통화 가치가 상승해 임금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각국 제품의 경쟁력은 악화했고, 수출 감소는 재정위기의 이유가 됐다. 그리스는 올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22% 삭감할 예정이다.
◆ 물가 민감한 獨·ECB, 임금 협상과정 주시할 듯
물가에 매우 민감한 독일 중앙은행이 과연 노동자들의 대규모 임금 인상을 계속 용인할지는 의문이다. FT에 따르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ECB에 이미 2차례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으로 독일의 집값이 크게 올랐고, 물가 압력도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ECB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FT는 “스페인을 비롯해 유로존 경제가 또 경기후퇴에 접어든 상황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하는 ECB에게 이번 독일의 임금 협상 과정은 기준금리를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