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뮬러는 미국 하버드대 국제학생 담당 입학사정관을 역임했다. 당시 그는 엔지니어링 전공을 지원한 '케빈'(가명)의 입학 사정 작업을 맡게 됐다. 케빈은 그 흔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도, 유명 수학·과학 프로그램 이수 경험도 없었지만 다른 지원자에 비해 유난히 돋보였다. 독특한 취미 덕분이었다.
케빈은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에 조예가 깊었다. 틈만 나면 아버지와 함께 자동차를 조립하고 엔진오일을 교체했으며 자동차 엔진을 분해했다. 고교 시절엔 독일 BMW 본사로 건너가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당시 BMW 본사 측이 내세운 인턴십 자격 요건은 '유창한 독일어 실력'. 이를 위해 케빈은 3년에 걸쳐 독학으로 독일어를 익혔다. 하버드대 지원 당시 케빈의 에세이엔 자동차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관련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뮬러는 그에게서 '열정'을 발견했다. "다른 지원자와 비교했을 때 케빈이 가장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케빈이야말로 하버드대 교수들이 기다려 온 학생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귀감이 될 거라고 확신했죠." 뮬러는 다른 입학사정관들을 설득해 결국 케빈의 입학을 성사시켰다.
미국 스탠퍼드대에 다니는 '윌리'(가명)는 또 다른 측면에서 돋보이는 학생이었다. 경제학에 관심이 많던 윌리는 인터넷 블로그를 검색하던 중, 대출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규모의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일명 '소액대출' 제도에 대해 알게 됐다. 이후 그는 또래 친구들을 고객으로 하는 소액대출 비정부기구(Microlending NGO)를 만들었다. 학업량이 가장 많은 시기인 10학년과 11학년 땐 공부 시간을 쪼개가며 NGO 규모를 키웠고, 모금 활동을 벌이며 주변 학생의 참여를 유도했다. 11학년 여름, 그의 활약을 전해 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 연설장에서 "윌리는 진취적 도전정신과 리더십, 봉사와 희생정신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 고교생에게 모범이 되는 학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활약은 그의 대학 진학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케빈이나 윌리의 사례는 '뛰어난 재능이나 수상 경력 없이도 충분히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신 두 학생에겐 '꿈과 목표를 향한 열정과 성품'이 있었다.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다 배우는' 악기, '누구나 다 하는' 봉사에 치중하기보다 '나만의 경쟁력'을 계발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