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삼색(三人三色). 세 명의 거포가 2012프로야구 초반 홈런 레이스를 달구고 있다.

정성훈(32·LG)과 이승엽(36·삼성), 강정호(25·넥센)는 27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홈런포를 가동하며 야구장 밤하늘을 수놓았다. 전날까지 세 사람은 홈런 4개로 나란히 이 부문 공동 선두였다.

포문은 정성훈이 먼저 열었다. 정성훈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3―0으로 앞선 3회 롯데 송승준을 상대로 좌월 2점포(비거리 115m)를 쏘아 올렸다. 그러자 바로 1분쯤 뒤 인천 문학구장에서 이승엽의 홈런이 터졌다. 이승엽은 3―5로 쫓아가던 3회 SK 로페즈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110m)을 뽑아냈다. 전날 대구 롯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강정호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청주구장에서 5회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2점포(120m)를 터트렸다. 세 사람이 다시 홈런 공동 선두(5개)로 나서는 상황. 그러나 정성훈의 한 방이 더 남아 있었다. 정성훈은 6회 롯데의 두 번째 투수 김수완으로부터 좌월 1점 홈런(130m)을 쳤다.

이날 홈런 2방을 터트린 정성훈은 이승엽·강정호를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6개)로 치고 나갔다. 작년 같은 시점에는 이대수(한화)가 4개로 깜짝 1위였다. 올해는 작년보다 페이스가 비교적 빠른 셈이다.

'홈런의 봄'을 부른 주역은 역시 이승엽이다. 2004년 일본에 진출했다가 9년 만에 국내 야구에 복귀한 이승엽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대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27일 홈런으로 통산 329개를 기록한 이승엽은 심정수(은퇴·328개)를 제치고 역대 3위에 올랐다. 통산 1위는 양준혁(은퇴·351개), 2위는 장종훈(은퇴·340개)이다.

정성훈과 강정호는 예상 밖 복병이다. 1999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정성훈은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이 17개(2005년)에 불과할 정도로 '거포형 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올 시즌 김기태 감독으로부터 4번 타자로 낙점받고 나서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등 '대포'에 눈을 뜨고 있다.

넥센 강정호는 부담감을 떨치면서 홈런이 살아난 케이스다. 그는 지난 시즌 김시진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4번 타자로 나섰으나, 좀처럼 장타가 살아나지 않았다. 작년 홈런은 9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택근·박병호에 이어 5번 타자로 뛰면서 연일 장타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에도 SK에 4대7로 졌다. 선발투수 차우찬이 2회에 타자 일순을 허용하며 5점을 내주고 2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작년 홈런왕(30개)인 삼성 최형우는 개막 15경기째 무홈런에 그쳤다. LG는 22안타(3홈런)를 몰아치며 롯데를 20대8로 눌렀다. 올해 한 팀 최다안타 타이기록, 한 팀 최다 득점 신기록, 양팀 합계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다. 넥센은 한화를 11대4로 제압하고 4연승 했다. 잠실에선 홈팀 두산이 임재철의 결승 2점 홈런을 앞세워 KIA를 2대0으로 꺾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