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으로 뇌사에 빠진 생후 4개월 된 남자아이의 심장이 생후 11개월 된 여자아이에게 이식됐다.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서동만 교수팀은 지난 13일 다섯 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생후 11개월 이모양에게 심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26일 밝혔다.
생후 100일 무렵까지는 건강했던 이양은 갑자기 심한 설사 증상과 급격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고, 검사 결과 원인 불명의 확장성 심근증으로 진단됐다. 확장성 심근증은 심장이 커지면서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양의 심장 박출량(심장 박동으로 송출되는 혈액량)은 정상아기의 15% 수준 밖에 되지 않았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심장 이식뿐이었다.
그러나 이 양처럼 어린 아이에게는 심장이식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겪을 고통이 워낙 크기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양의 부모는 서 교수를 믿고 심장 이식 수술에 동의했다.
서 교수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어린이 심장 이식 수술 40여 건을 집도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08년에는 생후 100일 된 영아에게 4세 뇌사 어린이 심장을 이식해 국내에서 가장 어린 환자에게 심장을 이식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어린 뇌사 환자의 작은 심장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정확한 미세 수술 기술이 필요했다. 서 교수는 "뇌사상태였던 아이의 심장이 이식대상인 이양의 심장 크기의 30%밖에 되지 않아 아기 몸에 정상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잘 극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수술 전 먹던 양의 두배가 넘는 이유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중환자실에서 곧 일반 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병원 측은 "우리나라의 연소자 심장이식 분야가 한 걸음 더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