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 지도부가 보시라이(薄熙來·사진) 전 충칭(重慶)시 서기를 공격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독살 사건이 아니라 지도부에 대한 도청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당내 인사들에 따르면, 보시라이의 도청은 중앙의 권위에 직접 도전하는 것처럼 보였고, 도청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시라이는 지도부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중국 보도기관에 따르면, 심지어 지난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판공실과 충칭시 정법위 서기 류광레이(劉光磊) 간의 통화를 도청한 사람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NYT는 중국 국가주석도 감시를 받았다는 사실은 일당 지배 국가에서 지도자들 간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고위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시라이의 도청행위는 몇년 전 중앙정부가 추진한 국가감시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표면적인 목적은 범죄 대처와 지방정치 안정이었다. 충칭에서의 도청시스템 구축은 한때 보시라이의 심복이었다가 보시라이의 위협을 피해 미국 망명을 시도했던 왕리쥔(王立軍) 전 부시장이 맡았다. 정부 매체의 관리들에 따르면, 보시라이와 왕리쥔은 전화와 인터넷에 모두 적용되는 포괄적인 도청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때 인터넷 전문가인 베이징우전(郵電)대학 총장 방빈싱(方濱興)의 조언까지 구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 새로운 경찰 정보센터를 설립했다.

한 정치분석가는 보시라이가 충칭을 방문한 거의 모든 고위 지도자들의 통화를 도청하려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신의 후원자인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도 도청했다.

당 내부에서는 도청을 보 전 서기의 가장 심각한 범죄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도청사실을 공개할 경우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도청사실은 공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당 간부들은 말한다. 이 때문에 보시라이가 기소될 때도 도청사실은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관영매체의 한 간부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경제 문제와 살인사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