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최경주(42) 선수가 설립한 최경주복지회에서 회계를 맡았던 박모(33·여)씨는 2010년 말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통해 외국계 보험회사 보험설계사인 조모(36)씨를 만났다. 박씨는 잘생긴 외모에 다정다감한 조씨에게 호감을 느꼈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조씨는 작년 초 박씨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하지만 조씨는 최경주복지회의 돈을 빼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박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조씨는 나이트클럽에서 박씨를 만나기 불과 18일 전에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한 유부남이었다. 조씨는 박씨를 꾀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최 선수 부인의 은행예금과 보험 등을 해약해 인출하는 수법으로 22억원 이상을 빼내갔다. 조씨는 빼돌린 돈으로 빚을 갚거나 선물·옵션투자와 생활비 등을 충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작년 11월 최 선수 부부 명의의 보험이 해약되자 보험사 직원이 미국 텍사스주에 있던 최 선수 부부에게 확인 전화를 건 것을 계기로 꼬리가 잡히게 됐다.

검찰 조사에서 박씨는 범행을 자백했으나, 조씨는 "박씨가 꾸민 일"이라는 식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박씨와 조씨를 23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