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아침 대구 신천둔치에 설치된 3번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한 환경미화원은 깜짝 놀랐다. 화장실 안 타일이 온통 새카맣게 그을려 있었기 때문이다. 화장실 안쪽 문도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통이 다 녹아 내리고 변기 커버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변색돼 버렸다. 다행이 칸막이가 불에 잘 타지 않는 내연성 소재여서 불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으나 자칫하면 화장실 전부를 홀랑 태울 뻔했다.
신천의 화장실 화재는 다음 날에도 발생했다. 대봉교 인근의 7번 화장실에서 3번 화장실과 똑같은 형태의 화재 흔적이 발견된 것. 화장실 내부에는 저절로 불이 날 위험물질이나 소재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방화임에 틀림이 없었다.
대구시민의 휴식처이자 레저활동의 한 축인 신천둔치의 화장실에서 잇따라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피해도 피해지만 시민들이 시용하는 시설에 누군가 방화를 해서 시설물을 훼손한 데 대해 시설 관리 주체인 대구시설관리공단(이사장 강경덕) 신천관리소는 의아해 하고 있다.
방화 때문에 해당 화장실은 하루 종일 불에 탄 시설을 교체하고 그을은 타일과 문짝을 청소하느라 사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신천관리소 측은 관할 대구남부경찰서에 신고하고 수사를 의뢰했지만 전혀 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목격자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다만 누군가 한밤중에 몰래 화장실에 들어가 불을 지르지 않았나 하고 추측만 할 뿐이다.
신천관리소 한곤 환경시설 주임은 "이 때문에 직원들이 불이 난 화장실을 청소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며 "환경미화를 위해 신천둔치 내 화장실 25곳에 대해 도색을 새로 하는 등 면모를 바꾸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천관리소 측은 화재 사건 발생 후 직원 및 청원경찰과 함께 밤시간대에 순찰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방화사건이 재발하지 않아 안도하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인길 신천관리소장은 "많은 시민들이 신천둔치 내 시설물을 아껴 사용하는데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시설물 훼손이 더러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시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