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동오)는 2010년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를 사퇴한 박명기(54)씨에게 2억원을 줘 매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올 1월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7일 "피고인 곽노현과 박명기는 2억원을 선뜻 주고받을 정도의 친밀한 관계가 아니어서 (곽 교육감의 주장처럼) 선의의 부조(도움)로 볼 수 없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담당하는 교육감이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2억원을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3심 재판에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곽 교육감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은 유지한다.

작년 9월 초 구속됐다가 올 1월 19일 벌금형 선고로 풀려난 곽 교육감은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8개월 가까이 더 복역해야 한다. 법적으로 선거사범 3심 재판은 2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끝내게 돼 있어서 대법원 판결은 7월 중순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이 끝난 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취재진을 뚫고 차에 오르고 있다. 지난 1월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곽 교육감은 이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심이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해 '돈 준 사람(곽노현)은 벌금형, 돈 받은 사람은 실형' 논란을 낳았던 박명기씨에 대해서는 "피고인 곽노현의 형량 등을 고려할 때 1심 형량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징역 1년6월로 감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1심과 2심은 사실관계 판단과 유·무죄의 법리적 판단에선 약간의 차이만 드러냈지만, 선고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것)의 근거에 대한 판단이 크게 달랐다.

교육감 선거 전 후보 단일화 협상 때 곽 교육감이 '돈 제공 약속'을 알고 있었느냐에 대해 1심은 "협상 실무자들에게 보고받지 못해 몰랐다"고 했지만, 2심은 "알았다는 강한 의심이 들지만,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이 박씨에게 2억원을 준 동기에 대해 1심은 "박씨의 폭로를 막자는 곽 교육감의 이해관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윤리적 책무감도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했지만, 2심은 "사회통념상으로 2억원은 '의례성'을 벗어난 큰 금액이고 (곽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감직을 보전하기 위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의 양형 판단에서 1심은 "각자의 책임에 맞게 형벌을 정했다"면서 박씨가 곽 교육감에게 2억원을 '갈취'했다는 쪽에 무게를 둬 박씨에겐 징역 3년, 곽 교육감에겐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서울시교육감직은 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지인 수도 서울에서 숭고한 교육의 이념을 현실화하는 자리"라며 "교육의 부패를 막아야 할 교육감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2억원을 지급한 점, 기타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면 벌금 3000만원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밝혔다.

2심 판결에 대해 곽 교육감은 "납득할 수 없다. 기계적 균형을 맞춘 판결"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법원이 곽 교육감의 도덕성과 권위 상실도 함께 선고한 것이므로 곽 교육감은 깨끗하게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