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은 선수들의 땀과 재능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이 어우러져야 탄생한다. 체육과학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국가대표 선수의 심박 수를 측정하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런던올림픽 대표선수들에게 스포츠과학에 바탕을 둔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 7월 개막하는 런던올림픽. '금메달 10개―종합 10위' 목표 달성을 위한 스포츠 과학 지원 프로그램은 벌써 가동 중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엔 역학·생리학·심리학 등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이 영국 런던 브루넬대학에 마련되는 현지 캠프에 상주하며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영상 분석으로 자세 교정

한국의 체조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양학선(20)의 주무기는 공중에서 세 바퀴(1080도)를 도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양학선의 타고난 균형 감각과 치밀한 영상 분석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지난 2010년부터 양학선의 국내외 대회를 모두 따라다니며 초고속 산업용 카메라로 경기 장면을 촬영했다.

1.4초 만에 기술을 선보여야 하는 체조 도마에선 선수들이 자기 자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잘될 때의 느낌에 의존해 연습을 했다. 송주호 박사는 양학선의 2년간 경기 장면을 비교해 어떤 자세에서 기술을 성공했는지 분석했다.

그랬더니 양학선은 손으로 도마를 미는 시간이 0.15초일 때 가장 안정적으로 기술을 마무리하며 착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송주호 박사는 "보통 도마를 미는 시간이 0.18초가 넘어가면 도약 높이가 낮아져 공중에서 회전을 충분히 할 수 없었다"며 "자세 교정을 통해 지난해 20~30%대였던 성공률을 50%대까지 끌어올렸다"고 했다.

◇최적의 식단으로 컨디션 유지

지난 4일 서울 태릉선수촌에 있는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여자 유도 67㎏급 국가대표 김잔디(21)가 위아래, 좌우로 움직이며 근력 균형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스포츠 과학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역학적인 부분뿐 아니라 생리학적 지원으로 몸 상태를 최고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하루에 다섯 경기를 치러야 하는 유도에선 체력 관리와 당일 컨디션이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

체육과학연구원 김영수 박사는 3년째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몸'을 책임지고 있다. 평소에는 선수들의 체중이 자신의 체급보다 2.5~3㎏ 이상 초과하지 않도록 꾸준히 체크한다. 그리고 실전 일주일 전부턴 경기 당일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도록 식이요법을 시킨다.

선수들은 김영수 박사의 식단에 따라 처음 3~4일 동안은 고구마와 바나나 등 저탄수화물 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탈진에 가까울 정도로 운동한다. 그러면 운동의 에너지원이 되는 글리코겐을 합성하는 효소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그러면 그때부터 육류 등을 주로 먹으며 고탄수화물을 섭취해 체내에 고밀도의 글리코겐을 축적한다.

김영수 박사는 "최정상급 기술을 가진 대표선수들에겐 체력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에너지의 근원인 글리코겐을 평소보다 2~3배 더 축적할 수 있어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집중력 향상을 위한 심리 프로그램 진행

한 발이라도 실수하면 순위가 뒤처지는 사격에선 심리적 요인이 승부를 가른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사격 국가대표들을 '강심장'으로 길러내기 위해 스포츠심리학에 기반을 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김병현 박사는 지난해 연습이 끝난 뒤 무조건 빠르게 총을 쏘는 '반사적 슈팅 훈련'을 시켰다. 몸에서 반응하는 그대로 망설이지 않고 본능적으로 슈팅하는 법을 익히게 한 것이다. 김병현 박사는 "스포츠심리학에선 이걸 '자동화 과정'이라고 부른다"며 "올림픽 메달이 결정되는 순간에는 잡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경기에 임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경기 중에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우뇌 활성화' 훈련을 하고 있다. 김병현 박사는 "감각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우뇌가 발달해야 마인드 컨트롤이 용이하다"며 "스님들이 독경할 때 우뇌가 활성화된다는 점에 착안해 선수들에게 비슷한 방법의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2008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33)와 2010아시안게임 3관왕 이대명(24) 등은 김병현 박사의 지도를 받아 매일 1시간씩 '난 할 수 있다', '나는 챔피언이다'등의 문구를 반복적으로 외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