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발 KTX가 멈춰선 전남 여수엑스포역. 도보로 5분 떨어진 여수세계박람회장 입구를 지나자 회색과 흰색 계열의 각종 최첨단 해양 전시관이 펼쳐진다. 무역선이 오가던 여수 신항은 그야말로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된 듯했다.

여수 엑스포 종사자 숙소 아파트 옥상에서 내려다본 박람회장 전경. 대한민국 신해양 시대를 열 박람회장의 각종 전시관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3개월 동안 최대 1000만명이 찾을 박람회장 조성 공사는 이달 말 마무리된다.

한국관·주제관·국제관 등의 전시·특화시설 80개가 신항 부지 내 박람회장 25만㎡에 줄지어 있었다. 여수엑스포 조직위 장혜영 콘텐츠관리팀장은 "전시관 외벽 색채가 도드라지면 관람에 방해가 된다"며 "일부 안내판만 화려하게 채색하고, 전시관은 야간 조명으로 다채롭게 연출한다"고 했다.

서울 코엑스보다 3배가 큰 국제관 건물의 웅장함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국제관 양쪽 건물 가운데 천장엔 운동장만한 LED 스크린이 길게 뻗어 있었다. 27m 높이에 설치된 이 스크린에선 거대한 고래가 유영하고 있었다. 마치 심해속을 걷는 듯 고래의 울음이 입체적으로 귓가에 울렸다. 장 팀장은 "프랑스 제작진이 선보인 고도의 야외 입체 음향 기술"이라며 "기차 이용 관람객들은 입구에서부터 최첨단 전시 시설에 압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시카고(1893년) 박람회 참가 100주년인 1993년에 대전엑스포를 개최했다. 그로부터 19년 만에 두 번째 엑스포를 연다. 남해안 중앙에 위치한 인구 29만 중소도시 여수가 그 무대다. 2조1000억원이 투입된 박람회장 공정률은 99%. 각 전시관 콘텐츠 이입 작업과 보도 블록, 안내판, 편의시설 설치 등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독일·일본·중국·이탈리아·프랑스·호주·러시아 등 105개 참가국들은 국제관 내 자국 전시 공간에 전시 콘텐츠를 설치하고 있다. 조직위 강화성 공보과장은 "이달 말이면 박람회장 조성과 콘텐츠 설치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2007년 11월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낭보가 타전됐다. 제14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여수가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다. 세계박람회는 월드컵·하계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힌다. 서울에서 330㎞ 떨어진 여수는 사회 기반 시설이 열악해 이런 대형 국제 행사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럼에도 4년여 동안 교통 여건 개선에 10조원을 투입하며 차곡차곡 준비한 끝에 개막을 눈앞에 두게 됐다.

여수는 중소도시도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음을 입증할 시험대에 올라 있다.

조용환 부대변인은 "막바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라며 "여수가 '큰 일'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로 생태계가 파괴돼 전 세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국내외적으로 해양과 연안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장이 된다. 조직위 이준희 정부대표는 "여수엑스포는 국제적으로 바다의 중요성과 보전, 현명한 이용에 관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국내적으로는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안권이 국가발전의 성장축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우리나라는 여수엑스포 개최로 첨단 운송 선박, 심해저 광물자원, 해양오염방제 등의 첨단 해양 기술을 세계 각국과 공유한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은 "박람회 개최로 우리 해양 산업과 과학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다"고 말했다.

여수는 축제 분위기다. 사방에 넓은 도로가 뚫리고 서울을 3시간 초반에 주파하는 KTX가 달리고, 고급 호텔과 콘도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시민들은 "여수 도시 발전이 20년은 앞당겨졌다"며 반긴다. 도심 곳곳엔 여수엑스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교차로엔 어김없이 화려한 꽃이 단장돼 있다. 부동산이 가파르게 치솟는 부작용도 있지만, 지역 경제가 모처럼 활기를 띤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여수는 내륙과 해양의 거점지역으로 엑스포 주제를 구현하는 데 유리한 지형에 위치해 있다"며 "해양의 미래를 담는 '여수선언'과 개도국을 돕는 '여수프로젝트' 선언을 통해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