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누고 즐기자’란 슬로건을 내걸고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아트솔루션’을 창업한 박재범 대표.

"힘들고 외롭습니다. 기획안 짤 때랑 직접 창업하는 것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기청에서 바라는 모델대로 다 해왔는데, 이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원금을 받으면 누구든 할 수 있는데, 1~2년 안에 청년 창업자들이 다 넘어집니다."

26세 청년 CEO인 박재범씨(영남대 06학번·태원이노베이션 대표)는 청년창업자다.

중소기업청,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진흥원, 서울시 청년창업센터 등 올해 정부에서 실시하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22개. 아산나눔재단과 안철수재단, 정몽구재단 등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기업사회공헌도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청년창업을 해본 박씨는 "창업경진대회로만 끝내지 말고, 지속적인 네트워크 모임을 만들어주거나, 멘토들을 묶어주는 모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박씨는 2010년 중소기업청 실전창업리그 장려상을 시작으로, 대학 창의발명대회 우수상, 전국 창업경진대회 학생 부문 전국 1위, 11번가 대학생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전국 1위 등 지금까지 받은 트로피만 2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형식의 온라인 예술 플랫폼 '아트솔루션(Art Solution)'을 열었다. '아트솔루션'은 작가들에게 온라인 1인 갤러리를 제공해 자기 작품을 전시, 소개, 판매하는 곳이다. '아트솔루션'에 등록된 작가 수는 약 100명, 하루 방문자 수는 1000여명에 달한다. 예술가들에게는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가치를 선물하는 것, 재범씨가 만든 '아트솔루션'의 비전이다.

그의 아이디어는 각종 소셜 벤처대회를 통해 배우고 단련됐다. "기존 아이디어를 역발상하거나 여러 모델을 결합해 봅니다. 여러 번 검증을 거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죠. '아트솔루션'도 중소기업청 실전창업리그를 거치면서 여러 번 다듬어진 모델입니다."

그의 플랫폼 방식은 '페이스북'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결합 형태다. "아트솔루션 홈페이지 자체가 페이스북 기능을 합니다.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하면, 작가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의 글과 활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나면, 미술 작품의 가치는 저절로 올라갑니다. 아트솔루션이 작가와 대중의 '소통'에 집중한 까닭입니다."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기존 SNS와 연동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중은 '아트솔루션' 홈페이지를 통해 1차적 소통을 하고, SNS를 통해 2차적으로 더 많은 사람과 관련 소식을 공유하게 된다.

'아트솔루션'의 또 다른 특색은 직거래 기능이다. 작가는 기존처럼 화랑과 가격을 조율할 필요 없이 직접 작품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가들이 화랑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작품 가격의 50~60%다. 직거래를 할 경우, 작가들은 판매 수익의 10~20%만을 '아트솔루션'에 지불하면 된다.

오프라인 전시회도 열었다. 지난 3월 5일부터 한 달간, 대구 지역 커피숍과 함께 '행복갤러리'를 진행한 것. 온라인에서만 접했던 작가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리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트솔루션' 출범 한 달 만에 500만원이 모였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재범씨는 작품 20점을 들고 소아병동을 찾았다. 전시된 작품 앞에서 작가들은 아이들 얼굴에 예쁜 그림을 그려줬다. 작은 재능 기부 이벤트에 병원 분위기가 이내 밝아졌다. 행사에 참여했던 신진 작가들의 이름이 알려져 개인전을 열거나 갤러리에 초대되는 이도 늘어났다.

아직 대학생인 그가 이같이 미술계의 소통과 나눔을 위해 창업을 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미술 작품은 소수만의 점유물이 아닙니다. 더 많은 이가 함께 보고 즐길 때 비로소 작품은 호흡을 하고 빛을 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