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박연폭포' 주변에 새긴 김일성 우상화 글귀

북한 정권이 천연기념물인 '박연폭포'에까지 김일성 전 주석을 우상화하는 글귀를 새겨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박연폭포' 주변의 바위에 '영원한 우리 수령 김일성 동지'라는 글귀를 새겼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박연폭포 주변 바위에 새긴 글귀에는) 민족의 태양이시며 자애로운 어버이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 업적을 후손 만대에 길이 빛내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의지가 어려 있다"며 "김일성 수령님을 높이 받들어 모시려는 천군만민의 불변의 신념을 담아 새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글귀의 총 길이는 37m, 높이는 5m다. 글자는 0.45m 깊이로 새겨졌다.

박연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로 꼽히며, 천연기념물 제388호로 지정돼 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 천연바위 곳곳에 우상화 글귀를 새겨넣을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금강산, 묘향산 같은 명산 중에서도 경치가 뛰어난 곳들에는 우상화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글귀 새기기 사업'은 김정일 사망 이후 더 자주 이뤄지고 있어 자연 훼손, 명승지 훼손 논란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