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합니다. 왜 수많은 단어 중에서 '學(학)'이 제일 먼저 나왔을까요?"
신정근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의 강연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현재의 모습에서 변화된 자기 모습을 찾아가려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양에서는 '신(神)'에 기대지만 신이 부재한 동아시아 사람들은 좀 다르지요. 공자는 '學'(학), 배움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봤습니다." 신 교수는 "여러분도 인생 역전하고 싶을 땐 새로운 뭔가를 배우는 걸 돌파구로 생각하지 않는가"라며 "결국 동아시아 전통에서 '배움'이란 말의 뜻은 인간이 근원적으로 처해 있는 조건, '현재의 모자라는 자신'에서 '갖추고 성숙된 나'로 나아가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7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조선일보와 출판사 '21세기북스' 공동 주관으로 '한 잔의 카페모카 같은 논어 이야기' 북콘서트가 열렸다. 명사 101명이 추천한 고전(古典)을 매주 한 권씩 소개하는 '조선일보 101 파워클래식'이 독자들과 직접 만난 자리.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의 저자 신정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고,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 50여명이 100여분간 경청했다.
"예전에 서양 철학 하는 친구가 군자는 '또라이'래요. '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남이 나를 평가해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구절 때문인데, 사람이 10만큼 일하면 10을 평가받길 바라지 왜 5만큼만 인정받길 바라겠느냐는 거예요. 물론 우리는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고 성취해야죠. 하지만 왜 내가 한 것을 두고 남의 평가에 연연합니까? 여러분 스스로 노예의 위치에 놓고 평가받으려 하지 말고, 자기가 주인이라는 걸 잊지 말라는 겁니다." 신 교수는 "저는 늘 학생들에게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자기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는 데 쓰라'고 강조한다"며 "스스로 심리적 위기 상황에 봉착했을 때 허물어지지 않고 굳건히 세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전은 책에 있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책입니다. 사춘기 땐 친구보다 빨리 읽으려고 경쟁하듯 읽기도 하는데, 문학은 100m 경기처럼 빨리 읽고 끝내야 할 책이 아닙니다." 신 교수는 "가장 미련한 태도가 논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겠다고 하는 건데 반드시 실패한다"며 "처음부터 읽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지적인 능력을 자학하지 말고, 완독하지 말고 관심 가는 구절을 뽑아 읽다가 '아, 이게 이런 뜻이구나'하고 하나씩 넓혀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