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는 삼성 '차세대 디스플레이(아몰레드) 기술 유출' 사건을 둘러싸고 삼성과 LG 간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이 사건엔 삼성의 전·현직 연구원 6명과 LG의 팀장·임원 등 5명이 연루돼 있다. 삼성 직원이 LG 측 스카우트 제의에 기술을 유출하려 했다는 것이 사건의 얼개다.

두 기업의 전선(戰線)엔 변호인단이 앞장섰다. 삼성은 변호사 8명의 미니 로펌인 '행복마루'를 선임했다. 작년 9월 IT전문 로펌을 표방하며 고검장 출신인 조근호 변호사가 만들었다. 삼성이 국내 유수 로펌들을 제치고 행복마루에 사건을 맡긴 건 전문성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특히 검사 시절 지식재산권 보호 분야에서 활약하다가 김앤장에서 6년간 일한 구태언(43) 변호사가 평판이 높다. 변호사 중 공대 출신이 많다.

삼성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 버금가는 규모의 자체 법무팀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99%를 장악한 삼성은 핵심기술이 유출돼 시장 점유율이 70%로 낮아진다면 5년간 손실이 3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LG 쪽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앤장엔 국내 변호사만 400명쯤 된다. 국내 정상급인 김앤장의 지식재산권팀과 형사팀 일부가 참여하고 있다. 경찰 수사로 일단은 LG 쪽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하지만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까지 갈 길이 멀다. 기술 유출 사건은 유출된 기술이 특화된 전문기술인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기술인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변호사들의 전문지식 겨루기가 수사와 재판 승부를 가를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