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가 연임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기가 1년 남은 시라카와 총리가 연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 출신인 JP모간 증권의 가노 마사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라카와 총재도 다음 5년을 책임질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며 "특히 최근 몇년간 내각이 여러 번 바뀐 점을 고려하면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 주요7개국(G7), 주요20개국(G20) 회의 같은 국제적인 자리에 시라카와 총재가 참석하는 것이 일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8년에 BOJ 관련 법안이 개정된 이후 아직 연임에 성공한 총재는 없다. 그러나 시라카와 총재가 다른 후보들보다 나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는 교토 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교수와 연구원을 거쳤고, 일본 은행 이사와 부총재를 지내 학계와 실무계를 다 경험했다.
이들은 먼저 지난 2월 시라카와 총재가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난 2월 일본판 양적 완화 자금인 자산매입기금을 55조엔(약 760조원)에서 65조엔(약 890조원)으로 10조엔(약 128조원) 늘렸다. 달러 대비 엔화환율이 2차 대전 이후 최저치(엔화 가치 상승)인 달러당 76엔 수준까지 떨어지자, 지난해 10월 5조엔(약 64조원)을 늘린 이후 4개월 만에 추가로 이뤄진 조치였다. 이로 인해 2007년 6월 이후 국제 외환시장에서 4년 반이 넘도록 이어졌던 엔화 강세는 한풀 꺾였다.
단호하게 생각한 바를 실천하는 것도 장점으로 인정받았다. 시라카와 총재는 미국 FRB가 지난달 23일 워싱턴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여해 벤 버냉키 FRB 의장 앞에서 초저금리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저금리 정책을 통해 투자를 유발할 수는 있지만, 이 정책이 오래 유지될 경우, 생산성과 자원 배분 차원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기업이나 정부의 부채상환 의지를 줄이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직 일본은행 총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 총재의 정책에 대해 면전에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리차드 베르너 영국 사우샘프턴 대 경제학 교수는 시라카와 총재에 대해 "시라카와 총재는 자기 철학과 소신을 분명히 드러내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이래 4년 연속으로 경영진의 임금을 깎았다. BOJ는 내년 회계연도까지 시라카와 총재의 연봉을 30% 삭감해 지급한다. 이 비용은 재무성에 귀속되어 동일본 대지진 재건 사업을 위해 쓰이게 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정치적 결정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시라카와 총재는 자산매입기금을 늘리는 과정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집권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이코노미스트는 "시라카와 총재를 비롯한 일본은행 부총재와 6명의 금융통화위원은 내각 추천을 받아 의회에서 승인을 받는다"며 "일본 정부가 자신을 임명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정치적인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