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파탄이 난 인천시가 지난 2일 시 공무원 6000명에게 4월분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려다 인천시 통장 잔액이 30억원밖에 남지 않은 걸 확인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다음 날로 미뤘다. 인천시는 2일 오후 담배소비세 등 세금 150억원이 들어오자 3일 이 돈으로 복리후생비를 지급했다.

인천시는 5000억원을 들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천시는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가 열렸던 문학경기장을 542억원을 들여 고쳐 사용할 수 있는데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을 밀어붙였다. 인천시는 2조1000억원이 드는 지하철 2호선도 당초 2018년 완공하려 했다가 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춰 완공 시기를 4년 앞당기겠다고 돈을 빌려 쓰고 있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지하철 건설 건으로만 올해 지방채 6481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2009년 세계도시축전 행사에 1400억원, 월미도 관광열차 건설에 850억원을 썼으나 도시축전에선 장부상으로만도 150억원 적자가 났고, 관광열차는 부실 공사로 개통도 못 하고 수백억을 들여 철거해야 할 판이다. 인천시의 이런 주먹구구 사업 추진으로 부채가 2007년 1조4063억원에서 작년 3조1842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인천시가 이처럼 빚을 마구 낼 수 있었던 것은 지자체 재정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자체가 국비를 지원받아 하는 사업 가운데 300억 이상의 신규 투자 사업이나 30억 이상 행사성 사업을 할 때 타당성 심사를 한다. 그러나 정부는 2003~2009년 전국 지자체 2141건, 210조원 규모의 사업 가운데 85%에 '적정'이라는 도장을 찍어 줬다.

지자체는 각 지자체 예산 규모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정해 놓은 발행 총액 한도를 넘지 않으면 지방채를 얼마든지 발행할 수도 있다.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게 돼 있지만 지방의회가 꼼꼼한 심사로 제동을 거는 일은 거의 없다. 중앙정부가 그 지방채를 대부분 인수한다. 지자체가 진 빚(지방채)을 못 갚으면 중앙정부가 나중에 다 갚아주니 지자체는 마음 놓고 빚을 끌어다 쓰는 것이다.

한때는 우등생 말을 듣던 스페인이 국가 부도 앞에서 허겁지겁하고 있는 사태는 인천 사태처럼 지자체의 흥청망청과 선심 잔치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대로 가다간 다른 지자체는 인천 뒤를 따르고 나라는 스페인 뒤를 따를 날이 닥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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