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선 차도 한복판을 자전거로 신나게 달릴 수 있게 됐다. 대전~세종시 간 8차선 도로에 국내 첫 '중앙 자전거 전용도로'가 탄생했다. 이 자전거도로 위엔 비나 눈, 햇빛을 가려주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시설도 설치돼 세종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자전거로 도로 한복판을 이렇게 달려보는 건 처음인데요."

지난 31일 오전 11시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자전거에 오른 류재관(45·대전유성구)씨가 페달을 밟으며 이렇게 말했다. 400여대의 자전거가 이날 준공행사를 가진 국도 1호선 세종시(충남 연기군 남면 대평리)~대전 유성구 외삼동 간 도로를 달렸다. 2264억원을 들여 8.78㎞ 구간 왕복 4차선 도로를 8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차도 중앙에 국내 첫 '중앙 자전거전용도로'가 생긴 것이다. 중간에 신호등, 횡단보도, 보행자가 없는 '3무(無)' 자전거도로다. 고성진 행정도시건설청 교통계획과장은 "우리나라 자전거도로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직접 자전거를 타고 세종시 방향으로 가봤다. 폭이 3.9m로 넓어서 쾌적했다. 도로 가장자리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차량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이 중앙도로는 양측에 1.2m 높이 알루미늄합금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어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행정도시건설청 기반시설국 김중식 사무관은 "방호 울타리는 안전시험을 통과한 자재로 제작했고, 차량 충돌에도 일정 수준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 자체가 주변 지형보다 5m 정도 높게 조성돼 있어 양쪽을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었다.

자전거도로에서 빠져나가려면 5곳의 입체교차로를 이용하면 된다. 자전거도로에서 양측면으로 향하는 지하 통로가 마련돼 있어 신호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다만 도로여건이 좋다 보니 자전거 과속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대전~세종시에 국내 첫‘중앙 자전거 전용도로’ 지난 31일 개통된 국내 최초 자전거 태양광 발전도로 위를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자전거 도로는 대전~세종시를 잇는 도로 중앙에 개설됐다.

당진~대전고속도로 북유성IC 부근 산동교차로부터 자전거도로 4.6㎞ 구간에는 한국서부발전이 63억원을 들여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600가구가 쓸 수 있는 하루 6㎿의 전기를 생산한다. 태양광 집광판은 비와 햇빛을 가리는 지붕 역할도 한다.

유성구 외삼동 자전거도로 시작점에는 폭 13m, 길이 90m 규모로 조성된 '만남의 광장'도 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출발 전후 모임을 갖거나 쉴 수 있게 비가림시설, 자전거 거치대, 쉼터 등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