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여야 정당들은 4·11 총선 공약으로 수십조원짜리 복지 패키지와 요란한 정치·경제 해결책을 내놓으면서도 생산적 복지의 핵심요소인 교육에 대해서는 재탕(再湯) 삼탕(三湯)한 내용밖에 제시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교육 공약의 맨 앞에 내세운 것은 '고등학교 무상 의무교육 단계적 확대'다. 이 공약은 새누리당의 독자 상품이 아니다. 야당과 좌파진영의 정강·정책을 뒤쫓아간 것이다. '대학생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 국가장학금을 늘리고 대학 회계를 투명하게 하겠다' '학교 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 상담교사를 두 배로 늘리겠다' '저소득층에게 방과 후 학교 자유수강권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정부가 이미 발표했던 대책을 단어만 몇 개 바꾼 데 지나지 않는다.
민주당 교육 공약 20여 개 대부분도 무상급식 확대, 고교 무상 의무교육 추진, 중앙정부 재정지원으로 반값 등록금 실현, 국·공립대 비중 확대처럼 그간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들이다. 통합진보당은 국·공립대 교육을 무상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진보당은 여기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주요 교육정책 현안에 대한 정당별 답변만으론 여야 간 교육정책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반값 등록금 파동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정치권이 초·중등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 문제에 관해선 너나없이 무상(無償)·반무상(半無償) 쪽으로 이동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전 공짜로 하느냐 절반 공짜로 하느냐 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 교육의 본질은 도덕적 품성과 함께 능력과 창의력을 갖춘 젊은이를 키워내 우리 사회의 도의와 정치·경제·사회적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선거판의 공약은 이런 교육의 본질이나 장래에 대한 고민은 없이 그저 완전 무상이냐 부분 무상이냐 하는 공짜 경쟁으로만 차 있다. 여야의 교육 안목이 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정권을 잡아도 우리 교육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때그때 불거지는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휘둘려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비틀거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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