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영국에 유학할 당시 그의 후견인이었다가 지난해 11월 충칭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Neil Heywood·41·사진)가 20여년간 영국 전략정보회사의 자문을 맡아온 사실이 밝혀졌다. '해클루트 앤 컴퍼니(Hackluyt & Co)'라는 이 회사는 영국 첩보기관인 해외정보국(MI6) 전직 요원들이 지난 1995년 창업한 곳이다.

'해클루트 앤 컴퍼니'는 헤이우드가 1990년대부터 정기적으로 이 회사의 중국 관련 정보 업무를 조언해온 사실을 시인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이 회사 대변인은 "헤이워드는 오랫동안 중국 내 서방 기업에 컨설팅을 해왔으며, 우리 역시 그의 컨설팅을 받았다"면서 "그는 상근하진 않았고 개별 건으로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왕리쥔(王立軍)의 미국 망명 시도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헤이우드가 영국 정보회사의 자문역으로 일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사건의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충칭시 당국은 지난해 그가 사망한 직후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짓고 부검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시신을 화장했다. 하지만 왕리쥔 충칭시 공안국장은 헤이워드가 독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사건에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격분한 보 전 서기가 왕리쥔을 공안국장에서 해임하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왕리쥔이 미국 망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 전 서기 측은 부인이 헤이우드의 죽음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 전 서기 측 대변인은 "헤이우드는 다롄(大連)에 거주하던 1990년대부터 보 전 서기와 친하게 지냈으며, 보 전 서기 가족도 그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금에 와서 이 사건을 다시 들추는 것은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또 "보 전 서기 가족은 그와 업무상 관련이 없으며, 구카이라이가 그와 얘기를 나눈 것도 오래전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