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각 대원호가 적함과 교전하다 침몰 중. 전투 구조팀 출동!"
지난 22일 오전 10시 경남 진해 해군기지 앞바다 잠수지원정 조타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전승석(24) 하사가 다급하게 외쳤다. 기자는 곧바로 고무보트 3대에 나눠 탄 SSU 대원 6명과 함께 침몰하는 배에 접근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대원들은 배가 침몰하는 시간을 늦추기 위해 고무 자석으로 된 '파공 봉쇄장치'로 포탄에 맞은 구멍을 메웠다.
해군 SSU는 2년 전 천안함 침몰과 같은 상황에 대비한 구조훈련을 지난 22일과 23일 실시했다. SSU는 천안함 구조작전에서, 스쿠버 잠수 한계로 알려진 40m보다 더 깊어 미 해군 7함대 잠수사들도 포기했다는, 수심 47m에서 이뤄진 함미(艦尾) 인양작전을 맡은 부대다. SSU는 당시 함미 인양에 성공하면서 46명의 천안함 희생자 중 38명의 시신을 찾기도 했다.
SSU의 침몰 선박 구조훈련은 1950년 이후 매년 해왔다. 하지만 천안함 50분의 1 크기인 모의 선박을 실제로 침몰시켜 벌이는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SSU 대대장 송무진 중령은 "천안함 사건 등을 통해 실전 같은 구조훈련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는 2년 전 천안함 구조작전에 참여했던 대원 30여명이 참가했다.
다음날 오전 10시 기자는 SSU 대원 6명과 함께 30초 만에 수심 17m 바다 밑바닥까지 다이빙하듯이 내려갔다. 2m 단위로 고막의 압력이 떨어지도록 하는 잠수호흡법을 하면서 내려갔지만 기자는 워낙 센 수압 때문에 귀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SSU는 일부러 선박을 진흙이 날리는 바다 밑에 침몰시켜놓고 훈련을 벌였다. 황명국(42) 주임원사는 "천안함 때에는 특수 수중 전등을 비춰도 바로 앞의 손이 보이지 않았다"며 "당시와 비슷한 악조건을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SSU는 천안함 사건 이후 훈련뿐만 아니라 장비도 보강되었다. 해저에 음파를 쏴서 지형지물을 식별할 수 있는 대당 가격 5200만원의 '사이드 스캔 소나'장비가 4대 들어왔다. 이제 소나가 달린 소해함이 도착하기 전에 독자적으로 바다에 잠긴 침몰선을 찾을 수 있다. SSU 해난구조대장 유낙균(47) 중령은 "물론 제2의 천안함 사건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린 언제나 최악의 상황, 극한의 조건에 대비하는 부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