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4개 라면 업체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1354억원을 부과했다. 라면 업체들은 모두 6차례에 걸쳐 라면값을 올릴 때마다 사전 각본에 따라 시장점유율 70%의 농심이 앞장서면 다른 업체들은 올릴까 말까 저울질하는 척하면서 뒤따라 가격을 올렸다.

2008년 2월 20일 농심이 신라면 가격을 650원에서 750원으로 올리자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은 3월 1일, 오뚜기 진라면과 야쿠르트 왕라면은 4월 1일 가격을 똑같이 올렸다. 이 과정에서 라면 업체들은 가격 인상 계획과 날짜, 신제품 생산 및 출고 일자, 홍보 및 판촉 계획 같은 정보를 서로 주고받았다. 담합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교환하면서 손발을 맞춘 것이다.

라면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 국민이 매주 평균 1.5개씩 먹고 있는 '국민 식품'이다. 서민층이 비교적 적은 돈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특히 즐긴다. 라면 업체들이 10년간 서로 짜고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1조원 이상을 더 부담했으리라고 한다. 라면 업체들이 담합해 밑바닥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간 것이다.

가격 담합은 소비자들에게 금전적인 손실을 입히고 시장 질서의 바탕을 무너뜨리는 범죄행위다. 미국에선 가격 담합이 적발되면 벌금만 물리는 것이 아니라 관련자를 징역형에 처한다. 지난 1월 미국 법무부는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인 야자키와 덴소의 가격 담합을 적발하고 벌금 5억4800만달러와 함께 임원 4명에게 최장 2년 징역형을 구형했다.

우리는 매출액의 2% 정도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데 그쳐 대기업들이 적발되면 벌금을 물더라도 담합하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해 담합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소비자를 등치는 담합 행위는 곧바로 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인식이 뿌리박을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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