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 집무실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하는 정종휴(오른쪽) 교수.

법학자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저서(대담집 포함)를 6권째 번역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20년 넘게 특별한 친분을 이어온 정종휴(鄭鍾休·62) 전남대 로스쿨 교수다.

정 교수는 최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대담집 '세상의 빛-교황과 교회와 시대의 징표들'(가톨릭출판사)을 번역, 출간했다.

교황과 독일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페터 제발트가 나눈 대화를 문답 형식으로 엮은 이 책에는 교회와 사회, 지구의 위기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교황 개인의 일상 등 시시콜콜한 문답에 이르기까지 교황의 솔직한 이야기가 빼곡히 담겼다. 교황은 사제의 성추문과 동성애 문제, 이슬람권과의 불편했던 관계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속내를 털어놨다. 정 교수는 "교황이 세상의 질문에 답하는 대담집을 낸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정 교수와 교황의 인연은 1991년 정 교수가 독일 뮌헨대에 객원교수로 갔던 시절 시작됐다.

"독일로 떠나기 한 달 전 일본 사학자의 글에서 교황(당시 라칭거 추기경)의 이름과 그의 저서 '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를 발견한 것은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책을 구해 읽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라칭거 추기경을 만나 번역 허락을 받았고, 1994년 첫 번역서를 시작으로 '이땅의 소금'(2000년), '하느님과 세상'(2004년)을 잇따라 출간했다. 추기경이 교황에 즉위한 2005년 이후에도 정 교수는 '전례의 정신'(2006년), '신앙·진리·관용'(2009년)을 추가로 번역했다.

정 교수는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문제에 대한 의미심장한 고민과 기대, 희망, 나아갈 길 등이 담긴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며 "가톨릭 지도자이자 이 시대 최고의 석학이 들려주는 지혜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